트럼프 '인프라 붐' 걸림돌 무엇?..환경평가·인허가 등 '첩첩산중'

박상주 2017. 11. 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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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인프라 건설에 1조 달러(약 1193조원)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항만, 학교, 병원, 상수도 처리시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인프라 투자에 대한 트럼프의 공약은 지난해 대선 이후 뉴욕증시의 랠리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었다.

【워싱턴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인프라 건설에 1조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26일 미국의 마약위기와 싸우기 위한 비상사태 선언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백악관의 이스트룸을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17.11.20.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공약은 지지부진한 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 진행을 막고 있는 요인들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관련 부처들에 지시했다. 환경영향 평가 등은 때론 4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형 프로젝트들이 늦어지는 이유는 미 환경보호청(EPA)과 연방토지관리국(BLM) 등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절차에 따른 공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 직속으로 ‘환경질위원회(the Council on Environmental Quality, CEQ)’를 두었다. CEQ는 EPA와 BLM 등 인프라 관련 인허가 절차를 시행하는 기관들과의 조율을 함으로써 공사의 지연을 막도록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붐 조성 과정에서 직면하고 있는 걸림돌들을 정리했다.

◇ 인허가 절차에 6년 소요

중립적 성향의 시민단체인 ‘커먼 굿(Common Good)’이 지난 2015년 작성한 ‘10년이 아닌 2년(Two Years Not Ten Years)’이란 이름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환경영향 평가 등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서 통상적으로 6년 정도 공기가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 인판 경제적 피해가 3조7000억 달러(약40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치적 변수

대형 인프라 건설 계획은 누가 주지사가 되느냐 등 정치적 변수에 따라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맨해튼과 뉴저지를 잇는 허드슨 강 지하터널 프로젝트인 '엑세스 투 더 리전스 코어(ARC)'는 주 정부의 결정에 따라 여러 차례 번복됐다.

ARC 공사는 지난 1990년 대에 처음 밑그림을 드러냈다. 90억 달러가 소요되는 초대형 공사였다. 수 년 간에 걸친 환경영향 평가 끝에 지난 2009년 마침내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듬해 재정 고갈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맨해튼~뉴저지 간 교통문제가 심각해 지면서 ARC 터널 공사는 ‘게이트웨이 프로그램(the Gateway Program)’이라는 이름의 200억 달러짜리 공사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주는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소송으로 지연되는 인프라 건설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입장차도 주요 인프라 건설을 무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밀레니엄 파이프라인 컴퍼니는 뉴욕 주 미들타운의 한 발전소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개발 및 7.8마일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3800만 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이를 승인했다.

이 공사는 뉴욕주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방식이 뉴욕주에서 금하는 수압 파쇄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주는 FER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연방법원은 FERC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 정부가 공사 진행과정에서 적시에 문제점을 제기하지 못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FERC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 소송에 따른 공사지연으로 공사비는 5700만 달러로 올랐다.

◇ 환경 파괴 우려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노던 코리더(the Northern Corridor)로 알려진 고속도로 건설은 세인트조지 지역의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추진돼 왔다. 그러나 7마일짜리 이 공사는 모하비 사막 등 환경보존 지역을 관통하도록 돼 있다. 환경단체들은 고속도로를 건설할 경우 모하비 사막에 살고 있는 희귀종 거북 등의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노던 코리더 고속도로 공사를 둘러싼 갈등은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세인트조지 정부 관계자는 거북의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도 고속도로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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