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기록보다 빛나는 센스' 대표팀 新돌격대장 박민우 얻었다

윤세호 2017. 11. 2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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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한국은 새 돌격대장을 얻었다.

이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라인업 첫 자리에는 '박민우'란 든든한 이름 석 자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이번 APBC 대표팀의 지상과제 가운데 하나도 정근우나 이용규의 뒤를 잇는 젊은 테이블세터를 찾는 것이었는데 마침 박민우가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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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 2회초 1사 1루 박민우(오른쪽)가 구자욱의 우익수 뜬공 때 2루로 뛰어 세이프되고 있다. 2017. 11. 16.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한국은 새 돌격대장을 얻었다.

이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라인업 첫 자리에는 ‘박민우’란 든든한 이름 석 자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항전이나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에서 이보다 더 든든한 리드오프도 없다. 꾸준히 상대의 허를 찌르며 그라운드를 마구 휘젓는다. APBC의 최대소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강렬하다. 박민우는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3타수 2안타 3볼넷, 17일 대만전에선 4타수 2안타로 2경기 동안 무려 7번이나 출루했다. 한국 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강조한 ‘기동력 야구’를 확실하게 펼쳐 보이며 대표팀의 돌격대장으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박민우의 플레이는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다. 기술과 센스, 그리고 정신력을 모두 갖춘 박민우의 진가는 출루 후에 드러난다. 박민우는 일본과 개막전 1회초에 볼넷을 골라 출루한 후 구자욱의 우익수 플라이 때 태그업으로 2루를 밟았다. 그는 “출루 후 2루를 훔치려고 했는데 상대 선발 야부타 가즈키의 퀵모션이 정말 빨랐다. 도저히 스타트를 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진루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구)자욱이가 우측으로 외야플라이를 쳤는데 상대 우익수가 멈추는 동작을 해서 바로 뛰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린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끌어왔다.

박민우는 적지인 도쿄돔에서 첫 한일전을 치른 것에 대해 “경기장이 크고 좌석도 많아서 분위기가 굉장히 일방적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그런 느낌이 덜했다. 오히려 포스트시즌 롯데 사직구장이나 LG 잠실구장 응원이 더 강렬했던 것 같다. 일본 관중들의 응원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경기 내내 집중했던 것 같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앳된 얼굴의 반대편에는 어떤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는 강심장이 숨겨져 있다.

대만전에선 그림 같은 슬라이딩을 했다. 1회말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정현의 좌익수 플라이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 태그업에 성공해 단숨에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2루 베이스를 앞두고 왼 팔을 접고 오른 팔을 뻗어 세이프 판정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 주루플레이였다.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약 10년 동안 정근우(35) 혹은 이용규(32)에게 테이블세터 자리를 맡겼다. 하지만 이들도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거나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기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이번 APBC 대표팀의 지상과제 가운데 하나도 정근우나 이용규의 뒤를 잇는 젊은 테이블세터를 찾는 것이었는데 마침 박민우가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도 뛰어나다. 대표팀 주장 구자욱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박민우는 “이렇게 대표팀 경기를 해보니 집중력이 더욱 올라간다. 태극마크를 다니 긴장감 속에 책임감도 생긴다. 선수들 모두 밝은 분위기 속에서 즐기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더그아웃에서 역할 분배도 잘 됐다. 나랑 자욱이가 동생들을 챙기고 (김)하성이나 (이)정후 같은 동생들이 흥을 불어넣는다. 우리 팀 분위기는 정말 최고”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선 감독 또한 “민우가 연습경기 때 당한 무릎 부상으로 100% 몸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탁월한 센스를 앞세워 정말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장)필준이, (구)자욱이, 그리고 민우 셋이서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동생들도 참 잘 이끈다”며 박민우가 대표팀의 보배 같은 존재임을 강조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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