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군부 "5월18일에는 광주서 프로야구 하지 마라"

강현석·조미덥 기자 2017. 11.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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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기무사 ‘86년 문건’ 입수

5·18민주화운동 이후 신군부가 5월18일에는 광주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하지 못하도록 개입한 문건(사진)이 처음 확인됐다. 광주 연고 구단인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1999년까지 18년 동안 5월18일에 광주에서 한 번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경향신문이 19일 입수한 국군 기무사령부의 ‘5·18 대비 광주지역 프로야구 경기 일정 일부 조정’ 문건을 보면 당국은 1986년 5월18일 광주에서 예정된 프로야구 경기를 다른 지역에서 치르도록 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광주를 연고로 한 팀은 해태 타이거즈다.

1986년 5월14일 작성된 문건에는 ‘한국야구위원회는 5월17일을 전후한 광주권 안정을 위한 당국의 권유에 따라 광주에서의 프로야구 경기 일정을 일부 조정’이라고 적혀 있다. ‘참고첩보’ 제목으로 작성된 문건 끝에는 ‘505’라고 적혀 있다. 광주지역을 담당했던 당시 보안사령부 ‘505보안대’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당시 해태는 5월17·18일 광주에서 MBC 청룡과 두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KBO는 갑자기 경기 일정을 조정해 5월18일 경기를 광주에서 전북 전주로 바꾸고, 경기 시작시간도 오후 5시에서 4시로 앞당겼다. 5월17일 경기는 광주에서 열리기는 했지만 경기 시작시간을 1시간 당겼다.

KBO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은 신군부의 압력 때문이었다. 문건에는 ‘당국에서 당초 17·18일 양일 경기를 모두 전주로 장소를 변경토록 요청했으나 현지 주민의 거부 반응을 감안, 시간과 18일 장소만 변경’했다고 적혀 있다. 심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경기 시간을 단축토록 했다’는 내용도 확인됐다.

해태 타이거즈는 1999년까지 5월18일에 단 한 번도 홈경기를 갖지 못했다. 1986·91년·93년·95년·97년·98년 5월18일에 호남 지역에서 경기가 있었지만 모두 광주가 아닌 전북 전주와 군산에서 진행됐다. 당시 “정부 압력 탓”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실제 문건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에서 5월18일에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것은 2000년부터였다.

검찰이 1995년 MBC <제4공화국> 등 드라마에서 5·18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 명령을 내리는 장면 등을 빼도록 압력을 넣은 정황이 담긴 문건도 확인됐다.

기무사가 1995년 11월13일에 작정한 문건에 따르면 서울지검은 5·18을 다룬 MBC <제4공화국>과 SBS <코리아 게이트> 드라마 등의 제작에 개입해 “전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대본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공보처에 요청했다. 검찰은 1995년 7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불기소 처분했다가 드라마 방영 후 5·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재수사에 착수, 그해 12월 전 전 대통령을 전격 구속했다.

<강현석·조미덥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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