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엔지니어링, 사우디 정부 상대 '투자자 국가' 소송
[경향신문] ㆍ플랜트 공사 변경 싸고 이익 침해 “발주처와 대금 정산 협의 불충분”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ISDS)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삼성엔지니어링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사우디의 ‘얀부3 발전·해수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제소 대상은 사우디 정부다.
ISDS는 기업이 투자한 상대방 국가에서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 등으로 이익을 침해당하거나 손해를 봤을 때 해당국을 상대로 국제민간중재기구에 중재를 신청하는 제도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사우디 해수담수청이 발주한 얀부3 발전·해수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남부 최대 산업단지인 얀부에 3100㎿급 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당시 계약금만 1조6517억원에 달했다. 설계와 조달·시공·시운전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EPC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공정률이 50%를 넘었던 공사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발주처의 기술 사양 변경 요청이 있어서 공사비 증액과 공기 연장 등 계약조건 변경을 협상하던 중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이미 진행한 공사에 대한 대금은 대부분 받았으나 발주처와 추가 정산 부분에 대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ISDS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ISDS는 제도의 불투명성 때문에 모든 사건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건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
앞서 국내 한 대형 건설회사는 리비아에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손해를 입었다며 2013년 2월 리비아 정부를 국제중재에 회부했다. 같은 해 11월 한국 국적의 한 투자자는 키르기스스탄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해 승소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 건설업체 안성주택산업은 2014년 11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지방정부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며 ISDS를 제기했지만 지난 3월 패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15년 7월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손해를 입었다며 오만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신청했다. 해당 건은 아직 국제중재가 진행 중이나 조만간 상호협의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성희·김지환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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