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족집게로 뽑아낸듯"..'우병우 처가' 삼남개발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

입력 2017.11.20. 05:06 수정 2017.11.20. 16:06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최근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이 또다시 기각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에도 우 전 수석과 관련한 통화기록 확보를 위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연거푸 기각을 당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는 최근 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구속영장 기각 등도 우 전 수석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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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흐름 의혹 검찰수사에 제동
우 전 수석 관련 영장기각 수차례
검찰 "족집게로 뽑아내듯 기각" 불만

우 전 수석 불법사찰 개입 혐의
금주 소환, 세번째 영장 청구 가능성

[한겨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에 대한 20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최근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이 또다시 기각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지난 6월 우 전 수석과 관련된 통화기록을 들여다보기 위한 영장을 연거푸 기각한 데 이어 법원이 거듭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판사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가 대표로 있는 삼남개발과 관련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다. 삼남개발은 우 전 수석의 처가 소유인 경기도 동탄의 기흥컨트리클럽을 운영·관리하는 회사다. 애초 검찰은 삼남개발의 자금흐름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을 발견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회계장부 등을 확보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영장을 기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우병우의 ‘우’자도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희한하게 그 영장만 족집게로 뽑아내듯 기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에도 우 전 수석과 관련한 통화기록 확보를 위해 영장을 청구했다가 연거푸 기각을 당한 바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 전 수석과) 통화한 상대방이 우 전 수석과 통화하고 나서 누구와 통화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통신영장을 청구했는데, 한번 기각당한 뒤 재청구했는데도 기각됐다. 이런 수사는 하지 말라는 모양이다. 더는 진행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통화기록은 딱 1년만 보관이 되고 기한이 지나면 삭제되니까 작년 6월부터 우 전 수석이 옷을 벗고 나간 10월까지 통화한 상대방과 시간, 전후 통화 상대방, 당시 현안 등을 두루 살펴보려 했던 것인데 기각이 된 것”이라며 “이젠 10월 말도 다 지나버려서 그 통화기록은 영구히 확인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는 최근 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구속영장 기각 등도 우 전 수석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이 전 원장은 특수활동비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5억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대는 등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 중 혐의사실이 가장 무거운 데도 유일하게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원장은 우 전 수석과 근무 기간이 완벽하게 겹치는 사람”이라며 “이번 삼남개발 영장 기각까지 우 전 수석과 관련만 되면 그어버리는데 이걸 우연으로 보아 넘길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검찰은 최근 속도를 내는 국정원 수사와 관련해 민간인과 공무원에 대한 불법사찰을 국정원에 지시한 의혹을 받는 우 전 수석을 이르면 이번 주 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의 사찰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전 감찰관 등의 뒷조사를 지시했으며, 사찰 동향을 담은 보고서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으로 서면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에게 ‘비선 보고’를 한 추 전 국장이 지난 3일 구속된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세 번째로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국정농단 수사 때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당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우 전 수석의 민간인 사찰·비선 보고 의혹에 연루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우 전 수석과 비슷한 시기에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강희철 김양진 기자 hck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