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3색 통합론..잠룡들의 승부수

정환보·박순봉 기자 2017. 11. 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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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안철수 ‘중도 빅텐트론’ 주장…유승민 “중도·보수 대통합”…홍준표는 ‘흡수통합’ 노림수
ㆍ문 정부에 맞선다는 명분뿐

안 대표의 ‘주말 마라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19일 서울 노원구 창동교 아래 나눔의광장에서 진행된 노원구청장배 마라톤대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내부에서 통합·연대를 둘러싼 각종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개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독주에 지리멸렬하던 야당들이 정국 반전카드로 통합이나 연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보수 통합,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통합, 야 3당을 아우르는 반문연대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지만,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 중도 빅텐트론과 우파통합론

현재로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내지 연대 논의가 도드라진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지난 16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중심의 빅텐트론’을 밝히면서 “영호남 대통합의 길이 있고,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중도정치로의 열망이 있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재점화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이어 개혁보수 전반으로 확장하는 구상도 밝혔다. 21일 의원총회에선 당내 호남 중진들의 반대에도, ‘끝장 토론’을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지난 13일 대표 선출과 동시에 ‘중도·보수 대통합’을 언급하고 있다. 대표 당선 직후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이 같이 논의할 수 없다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상대할 창구를 따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두 당은 통합 논의의 가장 낮은 단계인 정책연대를 위한 창구로 국민통합포럼도 가동 중이다.

홍준표 대표가 “문을 닫았다”고 했지만, 제1야당 한국당도 정계개편의 한 축이다. 한국당 내부에선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보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하기보다는 와해·고사시켜 적통인 한국당을 중심으로 ‘흡수통합’을 한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손을 맞잡으며 합치는 형식은 아니지만, 상대가 손을 내밀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우고 있는 셈이다.

■ 명분 약한 통합론, 위기 넘을까

지금의 흐름은 각 당 대표들이 처해 있는 정치적 입지와 관련 깊다.

한국당 홍 대표는 바른정당을 와해시켜 문 대통령에 맞서는 야권의 대표주자로 서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거대 양당체제로 돌아가는 흐름에 제동을 걸고, 대선 이후 추락한 자신의 위상을 세워야 한다. 바른정당 유 대표는 의원들의 추가 이탈로 인한 당의 공중분해를 막아야 한다. 게다가 세 사람 모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특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해묵은 정책·선거 연대. ‘당 대 당’ 통합 논의 등을 꺼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통합이나 연대도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했을 뿐 국정농단 사태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것이 없다. 국민의당은 ‘발목 잡는 정당’으로 각인되며 지지 기반이던 호남에서도 외면받는 형편이다. 바른정당 다수 의원들은 당초 주장했던 ‘개혁 보수’를 포기한 채 한국당 등을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야 3당이 희생 없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통합·연대론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골목 슈퍼 둘 합한다고 롯데마트가 됩니까, 이마트가 됩니까”라며 “한눈팔지 않고 우리 물건을 팔면서 국민과 함께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정환보·박순봉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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