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란은 정체성 되찾고 싶고, 스페인과 다른 길 원해"

바르셀로나 | 김보미 기자 2017. 11. 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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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독립 지지 시민단체 운동가 “좌우가 더 힘 합쳐야”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산 자우메 광장에선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 지난 16일 밤(현지시간) 이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카탈루냐 독립을 상징하는 깃발인 에스텔라다를 흔들며 독립 의지를 나타냈다.

시민단체 독립수호위원회(CDR)를 이끄는 로제르 푸이그(25·사진)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10월1일 주민투표에서 독립 찬성이 90%가 넘었다. 이미 우리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CDR은 카탈루냐에서 가장 강력하게 독립을 주장하는 극좌 성향의 민중연합후보당(CUP)에 시민 의견을 전달한다.

CUP는 카탈루냐 의회의 의석 135석 중 10석에 불과하지만 독립 정국의 ‘키플레이어’였다. 2015년 9월 총선 후 독립 찬성(62석) 대 반대(63석)가 팽팽할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주민투표 실시안 통과 때도 CUP 입장이 결정적이었다.

- 조기 총선에 CUP도 장외투쟁이 아니라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정당이 카탈루냐 의회의 20%를 차지한다. 카탈루냐 정당들이 불참하면 지금 자리도 뺏길 수 있다. CUP가 힘이 크지 않지만 시민들의 힘을 얻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 국제사회에서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은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카탈루냐의 전통과 독립 열망을 표출해 온 역사를 배웠다. 외국에선 이런 맥락을 모른다.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 시절뿐 아니라 1700년대부터 카탈루냐는 억압을 받았다. 카탈란(카탈루냐 사람)은 정체성을 되찾고, 스페인과 다른 길을 걷고 싶다.”

- 주민투표가 공화국 수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주민투표 이후 움직임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전 수반의 리더십 문제라기보다는 주변 세력과 (자치정부) 고위층의 총체적 문제였다. 스페인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 시절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적이지 않다.”

-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의 20%를 차지한다. 스페인에서 나가도 강한 경제력을 가질 수 있는가.

“유럽 큰 도시들은 각국의 힘을 빌렸지만 바르셀로나는 시민들의 힘이 컸다. 유럽의 힘이 아니다.”

- 카탈루냐 독립은 진행형인가.

“시민들이 독립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좌우가 더 힘을 합쳐야 한다.”

- 카탈루냐공화국의 비전은.

“다른 나라보다 열려 있고, 민주적이며 시민들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나라다. 차별이 없는 평화로운 민주주의가 이뤄지는 국가다. 카탈란이기 때문에 독립하려는 것도 있지만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해 카탈루냐공화국을 세우려는 것이다.”

- 카탈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카탈란은 카탈루냐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이민자뿐 아니라 여기(카탈루냐)에서 일하는 사람, 스스로 이곳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 카탈란이다. 인종으로 보지 않는다.”

<바르셀로나 |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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