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수험생 '집 나온지 열흘째'..해병대서 수능 준비
<앵커>
울릉도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 보려고 일찌감치 포항에 나왔다가, 열흘째 집에도 못 가고 있습니다. 괜히 섬에 들어갔다 뱃길 끊기면 큰일 나기 때문이죠.
그럼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조재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넓은 홀 둥근 테이블에서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 수능을 치르기 위해 울릉도에서 포항에 온 수험생들입니다.
지난 10일, 일주일 일정으로 34명이 나왔는데 수능 시험이 연기되면서 28명이 교사 4명과 함께 해병대 복지시설에 남았습니다.
겨울철 잦은 기상 악화로 배가 끊길 것을 우려해 내린 결정입니다.
[김지환/울릉고 3학년 : 배가 좀 잘 안 뜨다 보니까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것보다 여기서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안전하게 수능 칠 수 있도록….]
계획보다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닙니다.
문제집이나 참고서, 옷가지도 충분히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송화정/울릉고 3학년 : 빨래방 가서 다 빨아오고 서점가서 책도 사 오고 해서 그것들을 다 해결한 것 같고요. 약간 정신적인 문제들은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해병대도 학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주말에 복지시설에 투숙하려던 예약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방을 내줬습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주위의 격려와 도움 덕에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조재근 기자jkc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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