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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스타워즈`가 산타클로스 될까

윤진호 기자
입력 : 
2017-11-19 17:04:12
수정 : 
2017-11-19 18: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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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시즌 대작 잇달아 개봉…`추석` 겹쳐 4분기 호실적 전망
올 해외 관객 1억700만 예상, 사상 첫 국내 관객수 웃돌듯…해외매출도 국내 추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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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의 해외 관람객 수가 올해 처음으로 국내 관람객 수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화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지 5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올해 4월 이후 하락하던 주가는 4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해외법인 성장세까지 더해 이달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19일 영화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CJ CGV는 올해 해외 관람객 수가 1억700만명을 기록해 국내 관람객 수(1억500만명)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CJ CGV는 2012년부터 적극적인 해외법인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지난해 약 8000만명까지 해외 관람객 수를 늘렸다. 지난해 국내 관람객 수(1억명)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진 국내 관람객 수(7600만명)가 해외(6500만명)보다 다소 많지만 4분기엔 뒤집어질 공산이 크다.

CJ CGV 관계자는 "중국 터키 인도네시아 등 CJ CGV가 진출한 국가들이 4분기부터 성수기를 맞이한다"며 "특히 3분기 라마단 기간이 겹쳐 비수기였던 터키는 4분기엔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CJ CGV는 현재 국내를 포함한 세계 7개국에 428개 극장, 3289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스크린 수 규모로는 글로벌 5위에 해당한다. 2006년 중국 상하이에서 첫발을 내디딘 이후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에 진출한 바 있다. 올해 10월엔 러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관람객 수 증가로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전체 매출에서 15%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이후 16%(2013년), 17%(2014년), 25%(2015년), 36%(2016년)로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는 46%까지 늘어나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해외 매출액마저 국내 매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J CGV가 내년 CGV베트남을 시작으로 향후 4년간 연간 1개씩 해외 자회사를 상장시킬 예정이라는 점도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까진 적자였던 해외 자회사들이 지난해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국내 영화 시장은 성숙기이기 때문에 국내 사업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2019년부턴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마저 국내 사업 이익을 추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이 선전하는 상황에서 국내 실적은 올해 3분기까지 부진했다. 2분기엔 전체적으로 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중 국내 시장에서만 90억원 적자를 봤다. 3분기에도 국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225억원에 그쳤다. 이는 7월 말~8월 초 흥행작이 부족했고, 추석연휴도 4분기로 넘어가면서 관객이 감소한 영향이다.

그러나 4분기부터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연휴 효과가 4분기에 반영되는 데다 성탄절을 앞두고 '스타워즈 : 더 라스트 제다이' '신과 함께' '강철비' '위대한 쇼맨' '1987' 등 12월에 대작들이 개봉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액 4520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 53.4% 증가한 수치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4분기 첫 달이었던 지난 10월 박스오피스 성장률은 국내 24.2%, 터키 15.2%, 중국 40%대"라며 "한국과 중국에서 추석이 10월에 포함된 해는 2013년 후 처음이기 때문에 올해의 경우 4분기에 최성수기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 덕분에 4월 이후 곤두박질치던 주가도 이달 들어 오름세로 전환했다. 4월 21일 8만8200원이던 CJ CGV 주가는 8월 14일 5만9900원까지 떨어진 뒤 지난달까지 6만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이달 10일 주가가 전날 대비 9.2% 오르며 7만원 선을 넘어간 후 상승하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6일 CJ CGV에 대한 목표주가를 8만6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올리는 등 증권사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한 달 전 8만7733원에서 현재 8만9077원까지 상향됐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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