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왜 이래] 초겨울 한파 부른 3가지 ..북극 얼음, 시베리아 눈, 대기 정체

송윤경 기자 입력 2017. 11. 19. 16:32 수정 2017. 11. 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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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라시아 북부의 동토층을 관측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 얼음에 덮인 지역(노란색)과 눈 덮인 지역(흰색)의 면적이 지난 1일(왼쪽)에 비해 15일엔 많이 늘어나 있다. 흰 부분이 한반도 북쪽으로까지 내려온 것이 눈에 띈다.

11월 중순의 한파가 예년보다 거세다. 19일 서울과 인천은 2008년과 1998년에 이어 최저기온이 역대 세번째로 낮았다. 부산은 1979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다. 심지어 경기 파주와 충남 부여 등은 관측 이래 가장 추웠다. 창원, 남해, 영덕, 군산, 제천 등의 지역도 2007~2008년에 이어 역대 2~3번째로 추웠다.

올 초겨울 추위를 앞당긴 요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북극 카라바렌츠해 얼음 면적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얼음은 햇빛을 반사시키지만 바닷물은 햇빛을 흡수한다. 바닷물이 데워지니 상대적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저기압이 생겼다. 북극해에 고기압이 발달하면 한반도에 겨울을 몰고 오는 대륙고기압을 위축시킬 수 있는데, 올해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갈수록 이런 이상 기후현상이 늘고 있다.

두번째로 시베리아에 ‘찬 바람 고속도로’가 생겼다. 이 역시 북극해가 햇빛을 흡수한 것과 관계가 있다. 바닷물이 데워져 수증기가 되어 눈을 뿌렸다. 올해는 예년보다 눈이 더 많이 내렸다.

그런데 이 지역엔 이미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대륙고기압 때문이다. 눈이 내렸는데 찬 바람이 부니 땅이 꽁꽁 얼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베리아에서 대륙고기압이 발달해도 대륙을 지나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때 즈음이면 냉기가 누그러지는데, 올해는 그 길이 눈으로 덮여 장애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눈의 영향은 그것만이 아니다. 지표에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하는 것도 추위에 영향을 미친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위성자료를 보면 이달 1일과 15일의 눈 덮인 면적이 크게 차이가 난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상공에선 공기 흐름이 정체됐다. 지구 자전 때문에 대기는 서에서 동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시베리아와 중국의 찬 공기를 한반도로 내려보내는 저기압이 제자리에 머물며 회전하고 있다. 만약 공기 흐름이 정체되지 않았다면 이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했을테고, 한반도에 줄기차게 찬 공기를 유입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상공의 대기 정체가 풀려 저기압이 동쪽으로 밀려나는 건 이달 말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요일인 22일 잠시 누그러지면서 비가 온다. 목요일에 다시 추워지고 마지막 주 화요일까지는 추위가 매우 강해졌다가 이달 말 즈음부터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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