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 "조성진, 젊고 특별한 키보드의 신" 호평

이경은 기자 입력 2017. 11. 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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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사이먼 래틀, 19~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내한공연..조성진 협연·진은숙 신작 등 기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2017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강 악단으로 불리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피아니스트 조성진과의 협연에 대해 젊고 특별한 키보드의 신과 함께 하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베를린 필을 이끌고 19~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펼치는 사이먼 래틀은 이날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침머만이 조성진을 추천한 일례를 소개하며 “그와 함께 돼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크리스티안 침머만은 자신을 비롯한 모든 피아니스트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 그런 그가 조성진의 음악을 꼭 들어보라며 칭찬했을 때 놀랐다”며 “(음악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형제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협연이 예정된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기존 협연자로 예정돼 있던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부상으로 대신하게 됐다. 조성진은 지난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후 지난해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과 독점계약을 맺는 등 국제무대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연주한다.

이날 조성진은 “꿈같은 11월이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일 첫 리허설을 하는데 제가 피아노앞에 앉아있고 바로 옆에서 사이먼 래틀이 지휘를 했다. DVD를 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설렜다”며 “훌륭한 피아니스트였던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의 협연 경험은 영광이었고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일찍이 밝혀 온 꿈, 베를린 필과의 협연을 하게 된데 대해 “피아니스트가 된 이후로 늘 품어오던 제 꿈을 생각보다 일찍 이루게 돼 스스로도 놀랐다”며 “이분들과 앞으로 재공연 무대에 오르는 것이 다음 목표이기도 하다. 또 인간으로서, 음악가로서의 고민들은 여전하고, 그것들을 이루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이먼 래틀은 작곡가 진은숙의 음악에 대해 “센세이셔널한 보석함 같다”고 호평했다. 그는 “진은숙의 음악세계는 다양한 소리와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온다”며 “진 작곡가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싱어들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서 함께 일하기에 너무 좋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동안 진 작곡가와의 작업은 주로 대규모 곡들 위주였는데 이번 투어에서는 6~7분 내로 연주가능한 곡을 부탁했다. 어려운 부탁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안에 아름답고 다양하며 테크니컬한 부분까지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진은숙은 “1984년 베를린 필이 첫 내한공연을 했을 때 표 살 돈이 없어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공연을 봤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에 와서 제 작품을 연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일 베를린 초연에서 너무나 훌륭한 곡 해석과 연주를 보여줬다”며 “작곡가로 살면서 평생 갖기 힘든, 잊지 못할 영광스러운 순간이다”고 말했다.

사이먼 래틀은 베를린 필과의 마지막을 앞둔 소감에 대해 "오케스트라가 새 항해를 떠나게 된 것에 설레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슬픈 마음도 있다"며 “베를린 필이 이제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지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이먼 래틀은 오는 2018년을 끝으로, 지난 16년간 이끌어 온 베를린 필을 떠난다. 이후 그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투어 일정의 일환이다. 내년 계약을 마치는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이 선보이는 마지막 내한 무대인데다 작곡가 진은숙이 내놓은 신작 ‘코르소 코르돈(현의 춤)’ 초연, 피아니스트 조성진과의 협연 등이 예정돼 있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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