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현우, 중간즈음 무게감에 대해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17. 11. 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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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는 ‘어떤 인터뷰이가 인상에 남는 좋은 인터뷰이인지’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는 “달변가보다는 솔직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이란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50부작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의 주연으로 늘 촬영 현장에 상주했다는 일화가 동료 배우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그저 푸릇푸릇했던 <올미다>의 ‘지피디’는 어느새 작품이나 배우에 대한 혹은 인터뷰 하나에 대한 고민이 쌓여만 간다. 성장하고 있다는 근거다.

배우 지현우. 사진제공 드림티엔터

■#첫 주말극 #부담감 #서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비중도 많았고 또 파업 여파가 있었잖아요. 제가 못하면 못하는대로 그대로 나가는 상황이라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었어요.”

<도둑놈 도둑님> 촬영장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다. 그는 배우로서의 만족감과 촬영 시스템과의 합의점을 찾는 과정에 집중했다.

“드라마 촬영장이 찍고 싶은대로 찍을 수 없는 한계점이 있잖아요? 그럼 저는 어디까지 배우로 욕심을 부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해요. 여타의 주말드라마와 다른 차별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어느 때보다 대본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그 접점을 찾기위해 현장에 계속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도둑놈 도둑님>은 긴만큼 많은 걸 담아내려던 드라마였다. 사회성 메시지에서 달달한 로맨스까지… 방향성을 잡는 키를 쥔 주연배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저도 예상을 못 하니까 신스틸러처럼 주어진 상황을 어쨌든 해내야 했어요. 주말극이 미니시리즈처럼 후반작업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제가 흔들리고 방심했다간 실수가 드러나버릴 수 있었죠.”

상대 여주였던 서현에게도 살갑게 대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선배로서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훈이 형이 달래주는 타입이라면 저는 적절하게 주의를 주는 타입이었어요(웃음). 서현씨는 10년 이상 톱에 있던 친구라 자기 고집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신인의 자세로 임해준 게 참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예쁘게 보일려고 하지 않은게 참 예뻤어요. 그런데도 제가 계속 집중하고 방심하지 말라고 해서 짜증날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배우 지현우. 사진제공 드림티엔터

■#싸가지 #일침갑 #현자타임 “과거에는 ‘지현우 싸가지 없다’는 소문도 있었어요. 어릴 때는 확실히 어려운 게 없었던 것 같았어요. KBS 공채에 합격했을 때도 아침마다 현장을 돌며 PD님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드리는 게 관례였는데 저는 그런 것들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한 번도 인사를 나간 적이 없어요. 덕분에 3개월간 일이 없었어요.(웃음)”

나이를 먹고 군대를 다녀와 촬영장에 복귀하면서 그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군대 다녀와서 작품을 시작하니 후배들이 많이 생겼어요. 제가 딱 중간 위치에 있더라구요. 굉장히 중요한 위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느낌이랄까요? 30대 시기에 ‘좋은 배우가 되느냐’, ‘생활 연기자로 남을 것이냐’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신중해지더라구요.”

신중해진 지현우는 간혹 현장에서 장난을 치거나 설렁설렁 연기하는 후배들을 만나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선배다.

“대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막 장난치다가 눈물약 넣고 우는 신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요. 저는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이러시면 안된다“고 얘기해요. 그게 주연배우의 몫인 것 같아요. 특히 이번 드라마처럼 긴 템포의 드라마는 붙잡고 있어야 하거든요. 포기하면 안 되요.”

6개월 동안 집중했던 촬영이 끝난 요즘 지현우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사람들 사는 모습을 엿보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찾으려 노력한다. 자연스럽고 유난스럽지 않은 만남이 좋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폭넓게 사귀는 편은 아니에요. 저랑 잘맞는 사람이랑 오래가는 스타일이에요. 연애도 솔직하고 계산적이지 않는 분이 좋을 것 같아요. 점점 겁이 많아지고 귀찮아지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체력 좋은 20대 시절에는 죽네사네 하는데 이제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렇게 되는 거죠. 결혼은 마흔 즈음에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모르겠어요.”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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