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나선 조성진 "베를린필과 재협연 목표..DVD 보는 줄"

김미경 2017. 11. 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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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연주회 앞서 기자회견 열어
랑랑 대신 세계 최강악단과 협연
"베를린필과 마지막 연주 서운해"
래틀의 짧은 코멘트 비밀에 부쳐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7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회견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어렸을 때부터 피아니스트로서의 목표가 베를린필과 협연이었다. 예상보다 너무 빨리 꿈이 이뤄져 놀랐지만 다시 한 번 베를린필과 연주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19일 세계 최강 악단으로 불리는 독일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밝힌 포부다. 조성진은 이날 오후 5시 고국에서 베를린필과 협연을 벌인다. 내년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직에서 물러나는 사이먼 래틀(62)과 펼치는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여정이다. 조성진은 왼팔 부상을 입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을 대신해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필과의 첫 협연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어 프랑크푸르트, 홍콩을 거쳐 이날 서울 무대에 오른다. 베를린필로는 1984년 카라얀과 첫 내한한 뒤 이번이 6번째 무대다.

사이먼 래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사진=뉴시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공연에 앞서 오전 JW메리어트호텔 미팅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성진은 “피아니스트 랑랑을 대신해 대타로 서 큰 영광을 얻었다”며 “꿈같은 11월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오늘이 투어의 마지막 연주라서 서운하기도 하다. 래틀과 함께 해 영광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첫 협연에 대해서는 “첫 리허설 당시 리틀 옆에 앉았는데 내가 DVD를 본다는 생각이 들만큼 대단했고 설렜다”며 “지휘자들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흥미로워 유튜브를 통해 지휘자 리허설을 즐겨보는데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투어를 하면서 래틀 경이 짧은 코멘트를 해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음악가로는 물론 인간적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귀띔했다. 다만 래틀이 조성진에게 해준 짧은 코멘트에 대해서는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나 혼자 간직하겠다”며 비밀에 부쳤다.

그는 “인간으로서, 음악가로서의 꿈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음악가로서는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테크닉적(기교·기술)이라기 보다, 오늘보다 더 나았으면 좋겠다. 인간으로서는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사이먼 래틀은 조성진에 대해 “훌륭한 피아니스트”라고 재차 강조했다. 래틀은 “지구상의 특별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많다. 어쩌면 또 한명의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와 연주하는 게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젊고 위대한 건반의 시인들과 연주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조성진이라서 고맙고 기쁘다”고 했다.

애초 지난해부터 베를린필과 협연할 연주자는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35)이었다. 랑랑이 왼팔 건초염 증상으로 연주 일정을 취소하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래틀의 친구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메르만의 추천도 한몫했다.

이에 대해 래틀은 “지메르만은 가장 아끼는 피아니스트이자 친구”라며 “원래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친구인데 조성진에 대해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더라. 처음엔 어디 아픈지 알았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정말 좋은 친구야. 꼭 한번 (연주를) 들어보라’고 했다”며 “이 친구(조성진)의 음악을 언제 들어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메르만 역시 내적으로 심도 있고 잔잔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세대를 뛰어넘어 형제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안드레아 차이치만 베를린필 재단 대표도 “피아니스트 랑랑의 손목 문제로 협연이 취소돼 낙심했는데 조성진을 만났다”면서 “베를린에서의 첫 데뷔 공연에선 판타스틱한 무대를 만들었다”고 조성진을 치켜세웠다. 이어 “금호재단의 제안을 받은 뒤 복잡한 대화가 오고 가지는 않았다. 음악계 있다 보니 조성진에 대해 모를리 없었다”며 “연주도 들어봤고 훌륭한 음악가라는 사실도 알았다. 금호 측 제안을 안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조성진은 이날 베를린필과의 고국 무대에서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혐연한다. 베를린필은 2부에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며, 20일에는 작곡가 진은숙이 래틀의 위촉을 받아 쓴 신작 ‘코로스 코르돈’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들려준다.

안드레아 차이치만(왼쪽부터) 베를린 필 재단 대표,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이먼 래틀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작곡가 진은숙, 울라프 마닝거 첼로 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7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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