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순 "남편 유산 놔두고 시집이나 가라는 태도 억울"

2017. 11. 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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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 처분 뒤 그동안 소회 <한겨레> 에 밝혀
"서연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 특별한 아이
장애아 키우며 하루하루 이 악물고 버텨"
"남편 죽으면 혼자된 여자는 권리 포기하라는
차별적 문화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
이상호 '끝까지 취재' 공포,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안민석 의원에 대해선 국가인권위에 진정할 것

[한겨레]

가수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지난 17일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집에서 〈한겨레〉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가수 고 김광석씨의 부인 서해순씨를 둘러싼 ‘김광석씨 딸 서연양 타살 의혹’에 대해 경찰이 지난 10일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씨는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있고 일주일이 지난 17일 오전 경기 용인시 자신의 집에서 <한겨레>와 만나 2시간 동안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날 서씨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워왔던 자신의 삶에 대해 ‘이를 악물고 견뎌낸 시간’으로 기억했다. 자신이 무너지면 딸 서연양과 함께 죽을 수밖에 없는 심정이었다는 것이다. 서씨는 이날 서연양의 평소 사진과 일기장 등을 공개하며, “서연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 서연양의 ‘현장검증’까지 치른 일을 회상하며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었다”며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여성 혐오에서 비롯됐다는 박훈 변호사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서씨는 “남편이 죽으면 혼자된 여자에게 ‘모든 권리를 놓고 갈길 가라’고 말하는 차별적 문화”가 이 사태를 키웠다고 말했다.

서씨는 ‘끝까지 취재하겠다’는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에는 접근금지 가처분도 신청할 계획이란다. 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이 ‘변사사건의 공소시효를 확대하자’며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김광석법’)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씨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안 의원을 이번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씨는 “김광석씨의 죽음 이후로 20년, 딸의 죽음 이후 10년이 지나 이제 겨우 숨 쉬고 살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서연이를 사랑해 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빚이 있으니, 장애아 재단이나 유전자병 재단에 기증 또는 기부를 하거나, 재단을 만들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서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박훈 변호사를 선임한 배경이 궁금하다.

“박훈 변호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이상호씨에 대해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걸 봤고 아는 기자가 추천하기도 했다. 뚝심 있게 잘할 것 같았다. 창원에서 금속노조 쪽 일도 하고. 국회의원도 나왔다가 노회찬에게 양보하고, 노동자·농민 대변하고. 영화 <부러진 화살> 그 실재 인물이라고 해서 관심 가지게 됐다.

박훈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번 건에 대해 글을 쓴 걸 봤다. ‘뭐 때문에 이렇게 시끄러운가’하고 내 재판 판결문을 뽑아서 봤다더라. 그 후에 ‘이상호씨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고 정의나 진실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게 자기를 포장해서 이득을 챙기려고 하는 것이고 비겁한 거다’ 그런 (취지)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이상호를 보니 자기가 서해순씨를 대변하고 싶은 정도다’ 그런 글도 썼다.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서 그분 나름대로 화가 난 거다. 그걸 보고 연락을 했다. 그래서 한번 뵙고 같이 하게 됐다. (처음엔) 이야기를 들어보더니 고민을 하시더라. 주변에 박훈 변호사 지지하는 분들은 이래저래 (왜 그런 사람 돕느냐고) 말이 많이 나오는 거 같더라. 그래도 함께 하게 됐다.”

-경찰에서 ‘혐의없음’ 결론이 나왔다. 어떤 생각 들었는지?

“자신이 있으니까 당당하게 (대응했다). 조사를 세네번씩 받았다. 내가 서연이랑 살던 집에 그대로 살고 있다. 이사를 안 가고 그대로 살고 있으니까 여기에서 현장검증도 했다. 그 (현장검증용) 인형을 가져오는 거 처음 봤다. 그 사건 당시 구조로 소파를 옮기고. 당시 서연이가 어떻게 나왔고 어디에 있었고 그걸 그 인형 가지고 재현해 달라고 하더라. 내가 무슨 살인마도 아닌데. 경찰에서도 사회 이슈가 됐으니 안 할 수가 없는 상태고 꼼꼼하게 하려고 하는 거겠지 (하다가도) 처참했다고 해야 하나 비참했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었다.”

-박훈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여성 혐오'라고 규정했다.

“맞다. 나한테 남편이 있고 내가 힘 있는 권력이 있는 자의 부인이었으면 이런 일을 당했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솔직히 서연이가 1, 2년 전에 일이 났다면 충격에서 헤어나오지도 못했을 텐데. 10년 가까이 지나서 애를 마음에 묻고 들어와서 숨 쉬고 살 만한데 이런 일이 생긴 거다. (사람들은) 내가 눈물을 흘리며 슬픈 엄마가 된다고 해도 가식이라고 했을 것이다.

또 장애아를 가진 엄마들은 항상 내가 먼저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애가 하루라도 빨리 가고 내가 죽어야지 그렇게 생각한다. 그 누구도 그 아이를 자기처럼 돌봐줄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엄마가 먼저 가면 엄청 불쌍한 애가 되는 거다. 아마 이건 아빠들은 잘 몰라도 엄마들은 다 알 거다. 그런 마음이 비춰진 것을 엄마가 왜 그렇게 슬퍼하지 않냐고 하는데, 하루하루 (장애)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비장하게 키우는 거다. 언제라도 잘못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키운다. 그런 상황에서 애가 먼저 갔을 때는 그걸 마음으로 묻을 수밖에 없는 거다. 하늘이 주시고 하늘이 데려간 것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너무 힘드니까 하늘이 빨리 데려가셨나 그런 생각도 한다. 그걸 애써 마음으로 묻은걸 (눈시울 붉어지며) 그런 식으로…”

가수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지난 17일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집에서 〈한겨레〉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씨는 딸 서연양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여다 보며 딸과의 추억담을 말하기도 했다.

-공황장애약 먹고 우울증 왔다고 하는데, 경찰 출석 때나 인터뷰 때 당당하고 강한 모습 보였다.

“나는 남편도 없고 날 보호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더 당당하게 구는 편이다. 여자라 무시당하기도 싫고. 측은하게 보이고 약해 보이고 그게 싫다. 이렇게 버티고 사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 거다.

남자라고 여자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거 굉장히 싫어한다. 김광석씨는 굉장히 동등하게 날 대했고 여자가 제작자로서 일하는 것도 다 배려하고 건물 지을 때도 이름 같이 넣고. (아내에게) 힘을 많이 실어주던 사람이었다. 안 그랬다면 일도 배우지 못하고 지금 일을 못 끌어갔을 거다. 그런 거로 보면 김광석씨가 다른 남자들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들이 있다. 김광석씨 죽고 나서는 ‘권리 놔두고 나가라’ 대놓고 시댁 김광복씨가 그렇게 나왔다. ‘여자니까 빠져라’, ‘시집이나 새로 가라’, ‘권리도 다 주고 떠나라’, 그런 거에 대해 20년간 맺힌 게 있는 거다. 복수심도 좀 있다. 서연이가 그걸(음반 판매 로열티 등) 물려받을 일이었기 때문에 서연이를 위해서도 권리를 챙겨놓고. 그런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온 거다.

또 장애아 엄마가 가진 분노는 어마어마한 거다.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 어디 가서 편하게 밥도 못 먹고. 애 한번 보고 엄마 한번 보고. ‘쯧쯧, 안됐네! ’하면서 할머니들이 한마디씩 한다. 그러면 사람이 무너진다. 내가 무너지면 둘이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건데. 항상 그래서 간당간당하게 살았다. (눈시울 붉어지며) 서우 아빠가 있었으면 내가 지금 같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사회생활도 하고 남편이 남겨준 것이 있어서 다른 경우보다는 사회생활도 할 수 있고 서연이도 여기저기 잘 데리고 다닐 수 있었으니까 서우 아빠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다른 경우에 장애아 기르면서 혼자 된 사람들을 많이 봤다. 해외에 나가서 숨기고 기르는 사람도 많고. 그런 엄마들 보면 눈빛이 뻥 뚫린 사람처럼 위험천만해 보인다. 내일 잘못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아무 삶의 의미가 없이 아이만 바라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게 저주처럼 느끼는 그런 엄마들이 있다. 캐나다나 미국에서도 몇 번 봤다. 엄마라는 멍에다.

서구 사회에서는 장애아를 이상하게 쳐다보지도 않고 미국 이름 웬디인데, ‘웬디는 너무 특별한 아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아이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 너무 행복해 보이는 서우의 모습이 좋았다. 김광복씨 쪽에서 소송이 들어오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한국으로) 데리고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김광석씨가 아직 젊은 모습으로 남아있는데 내가 남편 쪽 일을 하니까 검은 옷을 입고 남편 음악을 들으면서 슬픔에 잠겨서 매일매일 우울한 얼굴로 ‘김광석 거리’를 왔다갔다 하는 그런 걸 상상하는 거 같다. 김광석 노래가 또 얼마나 슬퍼요. (웃음) 그러면 내가 어떻게 살겠어 못살지.

나는 서연이를 생각했다는 사람들이 가식이라고 생각한다. 친정 식구도 서연이가 나이 먹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워지니까, 언니네 집에 며칠 맡기니까 바로 데리고 가라고 전화가 올 정도로. (아무도 돕지 않았다) 그런 아이를 키워보지 않고 비난할 자격이 없다. 난 최선을 다했고 서우 아빠가 남겨준 돈도 나만 독식한 것도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화났던 점은 무엇인가?

“‘딸을 죽였을 거다’, 그렇게 말한 것. 서연이는 남편 이상으로 든든하고 걔 때문에 살았는데 딸을 그렇게 했다고 몰아붙이고. 이상호라는 사람이 나를 지정해서 국회의원이라는 분들이랑 이의 제기하는 걸 보고 극도로 화가 났다. 따져보지도 않고 갑자기 자기 영화 홍보 용도로 타살 의혹으로 바로 고발을 하고. 그걸 이상호가 조사하란다고 바로 받아줘서 조사를 했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국회의원이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이상호, 안민석 이런 분들은 이 사회의 지식인이고 기득권층인데. 그 사람들이 한 사람을 마녀 사냥해서 몰아가는 것이 혹세무민 아닌가.”

-언론은 수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혹 제기를 할 수 있다.

“나도 그게 나쁘다고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 좋은데 그렇다면 왜 이상호만 이렇게 일을 키우는 건가. 김광석씨 죽음에 대한 것도 그때 조사를 다 받았지만 그런 의혹이 남아있다는 걸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다른 기자들은, 수많은 언론은 가만히 있는데, 그 사람만 이렇게 일을 키웠을까. 10년 전에도 의혹 제기할 수 있었다. 왜 그걸 지금 하느냐는 거다. 김광석씨의 추모사업 규모가 커지고 지자체에서 김광석 거리를 만들고, 김광석 뮤지컬 하고 영화도 되고 점점 ‘레전드화’ 되면서 돈벌이 수단이 되니까 갑자기 이렇게 나온 거다. 팩트에 기반을 둬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픽션이다. 그건 기자가 아니라 제작자다.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수단으로 인터넷 방송이나 언론이 난립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 병폐라고 생각한다.

난 공인도 아니다. 김광석씨도 그냥 평범한 가수였다. 평범하게 결혼 생활하다가 가끔 부부 싸움도 하고 그러다, 그러다 화해도 하고 싸우기도 하다가 그런 평범한 부부였는데 김광석씨가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 나오기 전에는 이상호가 날 취재하는 걸 몰랐다. 사실 20년 동안 따라다녔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박훈 변호사도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다. ‘대체 20년간 뭐 했느냐’고 하면 이상호는 ‘(취재 자료가) 물이 젖었다더니’하면서 얼버무린다. 경찰에도 제출한 자료가 하나도 없다. 20년간 쫓아다녔으면 뭐가 있어야지.

마지막으로 본건 2003년에 재즈 아카데미라고 장학금 전달할 때 이상호 기자가 왔었다. 그 영상도 영화에 나온다더라. 그 이후로는 이상호를 본 적이 없다. 그때 인터뷰를 했는데 저한테 호의적으로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그런 인터뷰였다. 위드삼삼 만들어서 회사를 크게 하는 거니까 거기 대표로서 인터뷰했다. 김광석 관련 질문도 안 했다. 서연이 이야기를 물어봤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영화 김광석 이야기가 나왔다. 왜 많은 사람이 거기에 설득됐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착각하도록 편집을 했으니까. 거기 나온 전문가도 화가 나 있다고 들었다. 본인들은 그런 식으로 인터뷰 안 했는데 편집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 같더라. 아마 서연이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김광석법’으로만 시끄러웠을 거다. 안민석이랑 추혜선 의원 등이 기자회견 하면서 도올 선생, 이외수 작가 등도 거기에 동조하는 걸 보고 진짜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가수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지난 17일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집에서 〈한겨레〉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씨는 딸 서연양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여다 보며 딸과의 추억담을 말하기도 했다.

-무혐의 처분이 곧 사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수사기관이 증거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법으로 결론이 나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김광석의 권리를 다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왜 그 여자가 가지냐. 내놔라. 이쪽 판을 떠나라’ 그런 반응이 나온 것 같다. 여자가 혼자된 후에 누굴 만나는 걸 왜 비난하고, 서연이가 없으니 그 권리가 나에게 없다는 거다. 날 공격하는 게 주로 김광석씨랑 결혼하기 전에 결혼을 이미 했느니 안 했느니. 김광석 동창이랑 미국에서 어쨌느니 저 쨌느니. 정확하게 여자의 과거, 사생활 문제를 찌르는 거다.

여자는 권리가 없다는 것 아니냐. 내가 먼저 죽고 서연이가 그 권리를 가지면 상속법에 의해서 큰 아빠가 그걸 관리한다. 지금은 서연이가 잘못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건데 내가 결혼을 한다거나 죽으면 그게 다시 우리 친정 쪽으로 가니까 그게 싫은 거겠지. 부부는 경제공동체이고 내가 음반 제작사로서 함께 만든 재산이다. 왜 나에게 권리가 없는 거냐. 이건 미망인에 대한 편견, 여자에 대한 차별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음반 제작자로서의 서해순을 보지 않고 김광석의 아내로만 보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광석씨랑 공동 제작자로서 매니저로서 관리하고 실질적으로 음반 공연이든 유통사 계약도 다 관여를 했다. 회사 관리도 다 했고 건물 짓는 것도 주도적으로 했다. 내 퇴직금으로 음반 제작도 하고. 김광석씨도 ‘와이프 덕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공연에서 이야기했다. 전반적으로 김광석씨가 내가 일을 잘한다고 전담시켰다. 그렇게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김광석 마스터 테이프, 기타, 유품들을 내가 가지고 있는 거다.

김광복씨가 자꾸 아버님이 제작자라고 하는데 김광석 노래, 언제 녹음하고, 몇 곡이 있고 그런 것에 대해서 누가 알겠냐. 그걸로 붙어보고 싶다. 그건 실질적으로 음반을 제작한 사람만이 아는 내용이다. 음반 판매 로열티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음반 제작자로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로서 이야기한 거다. (사람들이) 김광석의 아내, 서연이의 엄마로만 보니까 혼돈이 온 거지. 그게 속상하다. 돈만 쓰고 다니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줌마로 비친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일해 왔는지 김광석씨 대구 추모사업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봐줬으면 좋겠다.”

-음반 제작자 서해순없이 김광석이라는 가수는 없었다고 보는 건가?

“어려운 문제이긴 한데, 결혼 당시에 1집이 성공하지 못했다. 동물원 제작자 000씨가 계약을 아주 불공정하게 했고 김광석씨는 그걸 해지하고 싶었는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단독 제작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서연이 낳고 애가 아파서 병원비 빌리려고 000씨한테 갔는데 거절당했다. 그 이후로 김광석씨 눈빛이 달라지고 독한 마음이 생긴 거다. 그 후로 세실극장에서 공연을 하루에 두 번씩 독하게 했다. 비참한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돈이 좀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소극장이 잘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섭외가 많이 들어오고 그걸로 돈을 좀 벌었다. 사실 인기 있는 곡이 별로 없어서 음반으로는 돈을 많이 못 벌었다.”

-본인의 대응 중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면?

“내가 너무 준비 없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다. 억울한 일이 있으면 들어준다고 해서 욱하는 마음으로 〈JTBC〉에 나갔는데, 미디어 대응을 좀 미숙하게 한 부분이 후회된다. ‘저 여자는 애가 잘못됐는데, 울지도 않고 돈 얘기만 하고’ 그런 반응이 나오니까 많이 아쉽다.”

-이상호 기자는 끝까지 취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끝까지 따라다닌다’고 해서 너무 화가 났다. 뉴스를 보는데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기사 나오길래, 112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그리고 접근금지 가처분도 할 거다. 불안하다 진짜(웃음). 남자친구는 뉴욕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가끔 보는 분인데 나랑 살림 차린 것도 아니고, 진짜 혼자 있는 사람인데 무섭다.”

-이상호 기자 공개 사과시킨다고 했는데, 가능할 거라고 보나?

“사과하겠어요? 끝까지 인정 안 할 비겁한 사람이다. 정정당당하게 잘못된 거 인정하고 조사해보니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야 멋진 언론인이다. (김광석) 20주기 마무리하고 서연이 부분도 밝히고 마무리를 하려고 준비하던 차에 이런 일이 터졌다. 본의 아니게 숨긴 것에 대해서 죄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잘 마무리해서 서연이 부분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다. 그런 시기였는데 영화 때문에 먼저 밝혀져서 서연이 잘못되게 한 나쁜 엄마로 비친 것이 억울하다. 이렇게라도 알려져서 의혹이 풀어지면 다행이고, 그간 사전에 알려드리지 못해서 서연이 사랑해 준 사람한테 마음에 상처가 생겼다면 죄송스런 일이다. 서연이 위해서라도 장애아 재단이나 유전자병 재단에 기증이나 기부를 하거나, 재단 만들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었다. 곧 추진할 거다.”

가수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지난 17일 용인시 기흥구 자신의 집에서 〈한겨레〉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씨는 딸 서연양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여다 보거나 일기장을 보여주며 딸과의 추억담을 말하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과 추혜선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안민석 의원이 이야기했던 119 제보도 잘못된 거라는 것 밝혀졌다. 이상호가 ‘김광석법’을 청원하면서 김광석 영화 만들고 타살 확신이 있다고 하니까 그 사람 말만 듣고 나선 것 같다. 이상호가 기자라는 것 때문에 그 확신을 믿어버린 거 같다.

변호사님도 안민석 의원에 대해 사자 명예훼손이나 나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인권위에 유족으로서 진정할 예정이다. 국회의원이 사실 확인도 안 하고 그렇게 하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왜 김광석법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망자의 이름을 유족인 나한테 허락도 얻지 않고 하는 게, 부당하고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호법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하고 싶다. 안민석법이라고 하던가.”

-안민석, 추혜선 의원에게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안 의원을 인권위에 진정하니까 담당자가 연락이 와서 개인 김광복, 이상호는 제소할 수가 없고, 국회의원은 공인이라 가능하다고 했다. 언제 뭘 어떻게 했는지 소상하게 내용 정리해서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건 이번 주에 할 예정이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에는 나를 음해한다고 이상호 기자랑 고발뉴스를 제소했다. 그래서 언론중재위원회로 넘어가서 절차 진행 중이다.”

-이번 일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일 것 같은데, 사건 전후로 변화가 있다면?

“사람이 사회적으로 매장되다 시피하고 얼굴 알려져서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중년의 나이인데 김광석씨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사람으로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

시각이 좀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상호씨도 위험한 장난을 하는 건데 자기 말 한마디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거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여론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서 언론, 국회의원이라는 게 사람들을 쉽게 흔들 수 있다고 느끼게 됐다. 정의롭지 못하고 비겁하게 수군대는 거 싫어하니까 당당하게 여자라도 싸울 부분이 있으면 싸우고, 지켜낸 권리를 사회를 위해 멋지게 쓰는 멋진 사람으로 남고 싶다. 여생을 그렇게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호, 안민석, 김광복,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서연이를 최선을 다해서 키웠고, 하늘나라 가서도 서우 아빠한테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남들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떳떳하다. 세상 사람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지 그건 겁나지 않는다. 서연이랑 같이 살던 집에서 혼자 이렇게 살아도 하나도 무섭지 않다. 여자도 자기의 행복을 위해서 강하고 떳떳해질 수 있다. 서연이도 서우 아빠도 그걸 바랄 거다. ‘일어나’라는 노래 가사가 그런 내용이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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