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도쿄리포트] 매일 아침 선수들을 일으킨 한 마디 "여러분이 국가대표다"

배영은 2017. 11.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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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16일 일본전 : "여러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입니다."

17일 대만전 : "대만전은 대한민국 야구의 자존심입니다!"

19일 결승전 : "우리가 함께했던 지난 보름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매 경기 전 하루 일정표를 확인한다. 식사 시간과 야구장 출발 시간, 훈련 시간과 훈련 조 분배, 경기 전 주의 사항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 타임 테이블이다.

그 일정표 맨 끝에는 이번 대표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 줄이 눈에 띄게 적혀 있다. 경기마다 글귀도 달라진다. 유지현 대표팀 코치가 일본전과 대만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기 위해 적어 넣은 문장이다.

이번 대표팀은 최초로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차 이내 선수로만 구성됐다. 늘 단골로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베테랑 국가대표들이 모두 빠졌다. 엔트리 25인 가운데 대부분이 태극마크를 처음 달게 된 선수들이다. 아무리 각국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주는 게 대회 목적이라 해도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따라다닌 건 사실이다.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일본이 한 수 위라 해도 우리는 정신력으로 맞서겠다"는 주장 구자욱(삼성)의 선언이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일본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접전을 펼쳤고, 대만전에서는 팽팽한 1-0 승부의 긴장감을 이겨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내가 이 선수들의 능력에 비해 너무 걱정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할 정도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야구장 밖에서도 팀워크가 최강이다. 선수들끼리 끈끈하게 단합해 서로를 격려하고, 행여 경기 결과에 따라 위축되는 선수가 나오진 않을지 서로를 염려한다. 휴식일에도 삼삼오오 야구장을 찾아 상대 팀의 경기를 지켜 보고, 전력분석 시간에는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정민철 대표팀 투수코치는 "최고참 장필준을 필두로 한 선수들의 열정에 매번 감동을 받고 있다"며 "불펜에서 가만히 선수들을 지켜 보고 있으면,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알고 알아서 준비하고 있다. 경기 진행 상황을 보더니 시키지 않아도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했다.

김재현 대표팀 타격코치도 "열의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은 것을 배운다. 코칭스태프 모두 하나라도 더 준비해서 선수들에게 더 많이 얘기해주고픈 마음을 갖게 된다"며 "모든 면에서 분위기가 최상이다. 하루하루 감동을 받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일정표의 마지막 문장은 유 코치가 아닌 대표팀 매니저가 작성했다. 가장 중요한 결승전, 그것도 모두가 설욕을 원하는 일본전을 앞둔 이 순간 선수들은 승리를 향한 의지에 앞서 이 한 마디를 가슴에 새겼다. "우리가 함께했던 지난 보름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 25명이 박수를 받아야 할 진짜 이유가 이 문장에 담겨 있다. '팀'으로 하나가 되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번 대표팀이 진짜 '국가대표'다.

도쿄=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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