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삼성화재 다시 세운 '만년 유망주' 황동일의 절박감

이석무 2017. 11. 19.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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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명가' 삼성화재가 되살아났다.

그 중심에는 끝내 피지 못할 뻔 했던 황동일(32·194cm)이라는 꽃이 환하게 피어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부터 한국 배구를 이끌 차세대 세터로 주목받았다.

올시즌 세트 당 평균 토스 부문에서 10.771개로 유광우(우리카드·11.649개)에 이어 2위를 달리는 황동일은 "광우 형이 떠났을때 삼성화재가 끝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난 더 독기를 품었다"며 "좌절하지 않고 준비한 것이 지금 결실을 보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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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7연승 단독선두를 이끌고 있는 세터 황동일. 사진=KOV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배구명가’ 삼성화재가 되살아났다. 그 중심에는 끝내 피지 못할 뻔 했던 황동일(32·194cm)이라는 꽃이 환하게 피어있다.

삼성화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20일 현재 7승2패 승점 20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파죽의 7연승을 달리고 있다.

프로배구 출범 후 통산 8번이나 우승한 삼성화재는 2013~2014시즌을 끝으로 최근 3시즌 연속,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데 삼성화재는 올시즌 다시 강팀으로 돌아왔다. 일등공신은 새로운 주전세터 황동일이다. 좋은 조건을 타고 났음에도 좀처럼 뜨지 못했던 황동일은 올시즌 드디어 세터로서 날개를 활짝 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부터 한국 배구를 이끌 차세대 세터로 주목받았다. 194cm의 장신에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까지 갖춘 보기 드문 재능을 갖췄다. 대학교 2학년 때 이미 국가대표로 뽑힐 정도였다.

하지만 황동일은 프로에 와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프로에 지명되자마자 9일 만에 트레이드(우리캐피탈->LIG손해보험) 된 뒤 이후 대한항공을 거쳐 삼성화재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10년 간 무려 네 팀을 거쳤다. 포지션도 세터에서 라이트, 센터 등을 옮겨다녔다.

방황의 시간이 10년 지났다. 한국 배구를 이끌 대형 세터로 촉망받았던 선수는 이도저도 아닌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나이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긴 시련 끝에 황동일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얻은 기회다. 삼성화재의 붙박이 주전 세터였던 유광우가 FA 보상 선수로 우리카드에 이적하자 그 빈 자리를 꿰찼다. 주위의 우려와 달리 결과는 대성공이다.

신진식 감독은 처음에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황동일에게 주전 세터를 맡겼다. 황동일을 따라다니며 ‘침착해라’, ‘흥분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황동일도 귀찮은 티를 내지 않고 감독의 지적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황동일은 장점이 많은 세터다. 키가 크기 때문에 토스의 높이가 좋다. 공격수의 타점을 제대로 살려줄 수 있다. 특히 공을 밀어주는 힘이 좋다보니 코트를 넓게 활용한 토스가 강점이다.

그런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안했던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마음의 불안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잘 하다가도 승부처에서 갑자기 흔들려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감독 입장에선 불안함에 그를 기용할 수 없었다

약점을 지울 피나는 연습 뿐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새벽부터 야간까지 2000개 이상 매일 토스 연습을 이어갔다. 여러 포지션을 떠도느라 3년간 세터 훈련에 전념하지 못했던 공백도 반복훈련으로 메웠다.

그런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간절함 때문이다. 황동일은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고 습관처럼 말한다. 아내와 아들 서율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돼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를 다시 태어나도록 만들었다.

올시즌 세트 당 평균 토스 부문에서 10.771개로 유광우(우리카드·11.649개)에 이어 2위를 달리는 황동일은 “광우 형이 떠났을때 삼성화재가 끝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난 더 독기를 품었다”며 “좌절하지 않고 준비한 것이 지금 결실을 보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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