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 '미옥' 김혜수, "안소영 배우..영화를 갈망하는 순수한 어른이자 선배"

정다훈 기자 2017. 11. 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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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안소영 선배님이 ‘미옥’을 함께 한다고 해서 반가웠어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 진짜 달라요. 뭐라고 할까. 되게 달랐어요. 되게 좋았어요. 배우의 얼굴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영화를 갈망하는 순수한 어른이자 선배이세요. 그게 너무 투명한 느낌이라 더 좋았어요. 소녀 같아서 되게 아름다웠어요. 제가 나오지 않아도 선배님 장면을 모니터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참 좋았어요. 정말 순수하시더라구요.“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혜수는 ‘미옥’에 함께 출연한 안소영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해보였다. ‘애마부인’으로 80년대 충무로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배우 안소영은 이번 영화에서 김혜수가 이끄는 라떼뜨의 표면적인 수장 ‘김여사’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김여사’는 오랜 시간 ‘나현정’의 곁을 지켜 온 인물이자 위기에 빠진 그녀를 끝까지 돕는 조력자로 활약한다.

영화 ‘미옥’ 배우 김혜수, 안소영 /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9일 개봉한 영화 ‘미옥’( 제작: ㈜영화사 소중한 | 각본/감독: 이안규) 은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달려온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욕에 사로잡힌 검사 ‘최대식’(이희준)까지,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파국으로 치닫는 욕망과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

이성적 전략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나현정’의 업무 방식은 그간 느와르에서 볼 수 없던 ‘우아하면서도 잔혹한 캐릭터’로 차별화를 드러낸다. 현정과 ‘김여사’(안소영)와 에이스 ‘웨이’(오하늬)의 끈끈한 유대감은 영화의 숨겨진 매력이기도 하다. 현정의 과거가 ‘웨이’라면, 현정의 미래 역시 ‘김여사’일 수 있다는 점 역시 김혜수에게 매력적인 지점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현정 입장에서 유이는 업계의 후배랄까. 자신의 과거를 보는 듯 해서 더 마음이 가는 자기 부하이다. 그런 아이가 상훈의 가슴에 새겨진 ‘미옥’ 문신 이야기를 할 때, 현정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하는 게 상훈에 대한 것도 있지만 웨이에 대한 마음도 있는거다. ‘김여사’는 큰 조력자이지만 한편으론 선배 같은 인물로 서로 말은 안 해도 끈끈함으로 연결된 사이다. 세 여인은 서로 연대나 마음의 빚이 있는거다. 물론 좀 더 그 관계들이 진하게 표현 됐으면 하는 아쉬움 역시 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부정 없을 수 없지만 대 선배인 안소영과의 작업은 김혜수를 행복하게 만든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영화를 갈망하는 순수한 어른이자 선배’의 얼굴을 안소영에게서 봤다고 말한 김혜수의 눈빛 역시 그와 마찬가지였다. ‘좋았어요’ 란 말을 수 차례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표현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모습이 김혜수에게서 느껴져 더욱 특별한 인터뷰 순간이었기도 하다.

“원체 유명하고 그야말로 대선배 아닌가. 이번에 같이 작업하면서 너무 너무 좋았다. 되게 달랐고 되게 좋았다. 세월이 느껴지죠. 선배님 ‘눈’이 너무 좋았다. 촬영할 때 선배님 얼굴을 모니터로 보고 있으면 묘한 감정이 생기더라. 저는 우리 영화를 통해서 선배님이 관객과 만나는 것도 너무 환영하고, 제가 관객이었어도 너무 좋았을 것 같아요. 그 분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선배님이 많은 스크린에서 나와주셨으면 해요. ”

배우 김혜수,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미옥’에서 서로를 지켜주고 싶었던 ‘현정’과 ‘김여사’는 실제 배우 김혜수와 안소영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도 안소영이라는 배우만의 독보적인 아우라가 살아 있다. 워낙 시대를 앞서가는 매력이 있는 배우였는데, 활동하실 당시에는 그 매력을 다양하게 담아낼 콘텐츠가 없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제대로 활용돼 관객들과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는 꼭 새로운 시도인 여성 느와르가 아니더라도 여성적 시각으로 중무장한 영화가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배우였다. 이어 ‘용순’(감독 신준)과 ‘우리들’(감독 윤가은)영화를 언급하며 ‘여성의 성장과 감정을 섬세하게 잘 그려낸 작품’들이 계속적으로 나오길 기대했다.

“규모는 작지만 여성 중심 영화의 시도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용순’ 에 대한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 너무 좋았다. 내가 ‘용순’ 영화랑 관련이 없었음에도 관객과의 대화에 나가고 싶을 정도로 좋더라. 용순 역의 이수경 연기도 너무 좋았고. 예산이 1억밖에 안 됨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역량이 뛰어난 거 같다. 그들이 다루는 소재가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모든 인물들이 다 잘 보이게 그려내 모두 공감이 갔다. 그게 진짜 작품의 힘인 것 같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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