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혼을 팔았다고?' 고든 램지의 항변 "비싼 맥주만 마셔야 하나..카스는 사람들의 맥주"

윤희훈 기자 입력 2017. 11. 18. 16:58 수정 2017. 11. 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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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일부 유럽인들의 평가는 그들이 양념이 강한 한국 음식을 먹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식을 즐기기 위해선 이런 강한 맛을 씻어주거나 (음식이)잘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맥주가 필요하다는 걸 몰라서 하는 말이다.”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고든 램지는 정말 자본에 영혼을 팔았을까. 카스 맥주를 마시고 ‘블러디 프레쉬(Bloody Fresh, 끝내주게 신선하네)’라고 외치는 고든 램지를 향해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선 ‘고든 램지가 변절했다’는 풍자와 비난이 쏟아진다. ‘마스터셰프’ ‘헬s 키친’ 등 유명 TV 프로그램에 나와 맛없는 음식엔 막말을 쏟아냈던 고든 램지가 외국 맥주에 비해 맛이 밍밍한 한국 맥주에 저런 평가를 할 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고든 램지는 이런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카스 맥주 프로모션을 위해 방한한 고든 램지가 직접 입을 열었다.

고든 램지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항상 IPA(인디아페일에일) 맥주를 마실 순 없는 것 아니냐. (카스는) 경기 불황이 오래되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비싸지 않은 맥주, (보통)사람들의 맥주”라고 말했다. 그는 “맥주를 마시면서 과하게 세련된 것을 찾거나 너무 고급스러운 것을 쫓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한국 맥주 맛 논란을 야기한 이코노미스트지의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 기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고든 램지는 “한국 맥주와 한식은 완벽하게 어울린다”면서 한국 맥주에 대한 혹평은 한식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그 기사를 쓴 기자를 만나면 엉덩이를 한번 차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소맥’에 대한 경험담도 소개했다. “대학 입학을 앞둔 딸에게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가르쳐준 적이 있다. ‘물과 같이 마셔라’ 등 술을 즐기고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대학을 간 딸이 6개월 뒤 돌아왔는데, 소맥을 갖고 왔다. 딸이 ‘진짜 신기한 게 있다’며 건넨 잔을 마셨는데, ‘와우’. 한잔을 마시곤 ‘너나 마셔’라고 했다. (소맥은)굉장히 위험한 술이다. 두통약을 갖고 마셔야하는 술이다.”

한식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그는 “한식을 사랑한지 15년이 됐다. 런던과 LA를 오가면서 한식을 많이 경험했다. 우리팀에 한국인 멤버도 있다”면서 “한식은 진정성이 있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뉴욕의 한국식 스테이크하우스 ‘Cote(한국명 : 꽃)’를 다녀왔다면서 “굉장히 맛있었다. 이 곳은 오픈 5개월만에 미슐랭 1스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셰프가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게 아니라 고객이 구워야 하는데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며 “정말 획기적이다. 한식의 질을 격상시킨 레스토랑”이라고 덧붙였다.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서울 진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지금은 미국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여는데 주력하고 있다. 볼티모어와 뉴올리언즈 등에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라며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나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좋은 목적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요리사, 나쁜 요리사’의 기준은 무엇일까. 램지는 “요리사는 축구선수와 비슷하다. 축구선수는 일주일에 90분을 뛰기 위해 5~6일은 트레이닝에 집중한다. 셰프도 마찬가지다. 점심 시간에 음식을 내기 위해선 아침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또 짧은 시간동안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뚱뚱한 셰프는 믿지 마라. 셰프는 주방에 들어갈 때 배고픈 상태여야 한다. 긴장 상태로 계속해서 맛을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7일 밤 한국에 들어온 램지는 이날 사전에 선발된 ‘프레시 원정대’와 ‘치맥(치킨+맥주)’, ‘삼맥(삼겹살+맥주)’ 등의 독특한 음주 문화를 체험한다. 오비맥주는 고든 램지의 방한 중 참여하는 모든 일정과 활동을 리얼 다큐 형식으로 생생하게 바이럴 영상에 담아 이달 말부터 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고든 램지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인 미슐랭 스타를 16개나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 셰프다. ‘헬’s 키친’, ‘마스터 셰프’,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 등 유명 TV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재치 있는 입담과 허를 찌르는 독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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