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POINT]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인천, 끈질긴 '생존 본능'

[인터풋볼=인천] 유지선 기자= `생존왕`이란 별명이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인천 유나이티드가 상주 상무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잔류에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은 18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8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39점으로 9위 수성에 성공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상주는 11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두 팀의 맞대결은 외나무다리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9위` 인천과 `11위` 상주의 격차가 승점 2점에 불과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1위의 주인공이 뒤바뀌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방심은 곧 낭떠러지를 의미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당시 인천은 수원 FC와의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지었고, 관중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면서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기형 감독은 "지난 시즌 비슷한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불안하다"며 경계했다. 올 시즌만 보더라도 경기 도중 한순간의 방심으로 일을 그르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천은 전반전 상주에 주도권을 내준 채 실점을 막는 데 주력했다. 엔조와 문선민이 간간이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그러나 전반전 막바지에 전세가 기울었다. 전반 40분 여름이 퇴장을 당하면서 인천이 수적 우위를 점한 것이다.

후반전에도 상주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인천은 상대의 조급함을 오히려 역이용했고 결국 순식간에 리드를 잡았다. 후반 9분 문선민이 기습적인 쇄도 후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14분에는 문선민이 흘려준 공을 김도혁이 추가골로 마무리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 시즌 연속 벼랑 끝에서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난 인천, 올 시즌 내내 강등권에서 허덕이며 `강등 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인천의 끈질긴 생존 본능은 여전했다. `생존왕`이란 별명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인천이다.

사진= 윤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