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안철수 '개혁수호연대' 눈앞..국민의당, 갈라지는 소리

조미덥 기자 입력 2017. 11. 18. 06:00 수정 2017. 11. 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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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호남·진보파 중심 결성…정동영 “천정배와도 교감, 20여명 참여”
ㆍ안철수의 바른정당 통합 ‘빅텐트’ 반발…한 지붕 두 가족 가시화
ㆍ21일 끝장토론서 창립 서명…안 대표 “외연 확대, 2당 돼야” 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7일 서울 암사동 도시관리공단 텃밭에서 진행된 장애인협회 김장돕기 행사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국민의당 제공

정동영·천정배 등 국민의당 호남·진보파 의원들이 당내 ‘개혁정체성수호연대’를 결성키로 했다.

안철수 대표가 주도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조직적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오는 21일 당 진로를 결정하는 끝장토론을 앞두고 친안철수계와 반안철수계 간 ‘심리적 분당’이 굳어지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개혁 정체성’을 강조하며 당내 연대·통합 논란을 개혁 대 반개혁 구도로 재편하겠다는 명분도 담았다. 두 당이 ‘반개혁 연대’로 치닫는데도 안 대표가 통합을 밀어붙일 경우 ‘개혁정체성수호연대’가 분당을 주도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동영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개혁정체성수호연대라는 당내 의견그룹을 만들고 사무실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천정배 의원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21일 당 끝장토론에서 기구 창립을 위한 서명을 받으려 한다”고 했다.

호남·진보파가 안 대표의 우클릭 행보와 바른정당 통합 추진에 맞서 조직을 만들어 집단행동에 나선 건 처음이다. 안 대표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중심의 빅텐트론’을 제기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의지를 밝힌 다음날 당내 반안철수계를 공식화한 것이다. ‘끝장토론’을 앞두고 기선 제압 의도도 읽힌다.

정 의원은 개혁정체성수호연대의 결성 목적에 대해 “당을 지키기 위해서 정체성을 굳게 지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 자체가 반개혁인 만큼 이를 저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당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인위적 개편은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고 당도 두 조각이 난다”고 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개혁정체성수호연대에 20여명의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분당 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중진들은 의견그룹 결성을 앞두고 일제히 안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천정배 전 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합치는 것은 개혁연대가 아니라 적폐연대”라며 “안 대표가 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분열이 아니라 단합, 소통, 정체성을 지키며 총선 개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배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 통합 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제2창당위원회 회의도 호남 중진들의 대거 불참으로 취소됐다. 불참 이유는 ‘지역구 행사’지만 안 대표에 대한 반발이란 뒷말이 무성했다.

이날 손금주 수석대변인의 사퇴 역시 본인은 “부족함이 많았다” “건강상 이유”라고 했지만 바른정당과 통합 추진 후 악화된 지역구(전남 나주·화순)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안 대표는 ‘빅텐트론’을 “적극적으로 외연을 확대해 2당으로 올라서는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과는 손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안 대표 측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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