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드 트렌드] "안 써도 행복해".. 日 '탐내지 않는 세대'

천지우 기자 2017. 11. 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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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0, 30대는 '탐내지 않는 세대'로 불린다.

일본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과 소득이 개선되는 수준에 비해 소비가 여전히 부진하다.

가처분소득에서 얼마만큼을 소비하는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1984년 86.2%에서 2014년 78.4%로 30년 사이 7.8% 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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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불황’ 보며 자란 ‘탐내지 않는 세대’
일자리 늘고 경기 좋아져도 지갑 안 열어
“미래에 송금”… 노후 위해 젊어서부터 저축
기업들 ‘청년 소비자 키우기’ 갖가지 실험
‘19·20세 가입하면 공짜’ 서비스까지 등장

일본의 20, 30대는 ‘탐내지 않는 세대’로 불린다. 일자리가 넘쳐나고 소득 수준이 나아졌음에도 좀처럼 소비를 하지 않아 붙은 명칭이다. 일본 소비자청은 올해 소비자백서에서 젊은층의 소비를 특집으로 다루며 “젊은이들이 소비에 소극적이거나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경기 선순환이 확대되려면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젊은층 소비가 특히 부진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본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과 소득이 개선되는 수준에 비해 소비가 여전히 부진하다. 가처분소득에서 얼마만큼을 소비하는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1984년 86.2%에서 2014년 78.4%로 30년 사이 7.8%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세대 전체를 나타낸 지표인데, 연령대별로 따져보면 젊은 세대의 하락폭이 유독 크다. 30∼34세의 평균소비성향은 87.1%에서 73.8%로 13.3% 포인트나 떨어졌다. 25∼29세의 하락폭은 10.9% 포인트, 25세 미만도 11.9% 포인트로 모두 전체 평균보다 크다.

16일 NHK방송은 젊은층이 소비를 줄이면서 저축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타마현에 사는 3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는 두 아이의 교육비로 쓰려고 매월 7만엔(68만원)을 저축한다. 월수입의 20%가 넘는 액수다. 식비와 생필품 구입비는 월 4만엔을 넘기지 않는다. 이들 부부는 벌써부터 노후자금을 마련하려고 저축액을 더 늘릴 생각이다.

30대 여성이 주 독자층인 생활잡지 ‘생큐!’가 자사 인기 기사의 변천을 살펴봤더니 최근 5년간은 ‘라이프 플랜’ ‘교육자금’ ‘노후생활’이란 키워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즈카 마키 편집장은 “지금의 독자층은 1991년 거품 붕괴 후 ‘잃어버린 20년’(일본의 장기불황)밖에 모르는 세대”라며 “이들은 앞으로도 월급이 그렇게 오르지 않고 연금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수십년 뒤까지의 라이프 플랜을 세우면서 안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큐의 한 독자는 지금 쓰는 돈이 적다는 것에 대해 “미래의 나에게 송금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강해서 돈 쓸 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는 것이다. NHK는 소비 기피 세태를 취재하면서 “소비하지 않고도 나름대로 만족하는 시대가 됐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숙박예약 사이트 ‘자란’은 잠재적 소비자에게 소비 습관을 들이게 하는 실험적 서비스를 하고 있다. 19, 20세가 모바일로 가입하면 제휴 골프장과 스키장, 온천 등을 무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전혀 이익이 안 나오는데도 일본 전역 720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중 한 곳인 사이타마현 사카도시의 골프연습장 사장은 “당장의 수익보다 5년, 10년 뒤를 생각해 지금 손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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