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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담아낸 어른의 사랑노래…데뷔 45주년 '디바' 정미조

송고시간2017-1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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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앨범 '젊은 날의 영혼' 쇼케이스…"노래하니 다시 태어난 기분"

'개여울' 리메이크했던 아이유가 축하 메시지 보내

데뷔 45주년 맞은 디바 정미조
데뷔 45주년 맞은 디바 정미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970년대를 화려하게 주름잡았던 디바가 마이크 앞에 섰다.

우리 나이로 예순아홉, 신곡 '동백'을 노래하던 정미조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우아하고 쓸쓸한 목소리가 작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1979년 돌연 가요계를 떠나 화가의 길을 걸은 정미조가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에서 새 앨범 '젊은 날의 영혼'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열었다.

올해는 정미조가 데뷔한 지 45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1972년 이화여대 서양화과 졸업과 함께 가수가 돼 패티김을 잇는 디바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7년 만에 가수 활동을 접고 프랑스 파리로 그림 공부를 떠났다. 아이유가 리메이크해 음원차트를 역주행한 '개여울'이 정미조의 데뷔곡. 아이유는 이를 인연으로 정미조에게 새 앨범을 응원하는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아이유 "정미조 선배님 화이팅!"
아이유 "정미조 선배님 화이팅!"

[JNH뮤직 페이스북 캡처]

"데뷔했을 때는 그냥 노래가 신나서 불렀어요. 제 인생을 노래한다기보다 노래가 좋아서 할 뿐이었죠. 파리에서 13년 유학생활, 20년 교수생활을 완전히 끝낸 다음 느끼는 건… 이제는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네요."

정미조가 다시 노래를 부른 건 작년부터다. 수원대 서양학과 교수로 정년퇴임을 한 뒤 가수 최백호가 지금의 음반제작자 이주엽 JNH뮤직 대표를 소개해 노래할 결심을 했다. 지난해 2월 37년 만에 컴백 앨범을 냈고, 이번에는 14곡을 꽉 채워 새 앨범을 만들었다. '오해였어' 등 세 곡은 작사·작곡도 직접 했다.

정미조
정미조

이번 앨범에서 정미조는 삶의 격정에서 한 발 떨어져서 본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노래한다.

수록곡 '문득 이별'은 세상의 모든 이별은 까닭이 없음을, 이별한다 해서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님을 일러준다.

'첫사랑'에서는 돌아갈 수 없는 봄이 떠올라 눈물을 떨구고, '미루나무 아래서'는 얼룩지고 소란했던 날도 언젠가는 지나갈 거라고 격려한다. '동백'은 운명적 사랑의 슬픔을 노래한다.

정미조는 수록곡 대부분의 가사를 쓴 이 JNH뮤직 대표를 향해 "옛날에 어떤 사랑을 했어요? 고백 좀 해봐요. 짙고 진한 사랑을 했던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앨범명과 동명인 타이틀곡 '젊은 날의 영혼'을 소개하다가는 눈시울을 글썽였다.

"파리 날씨는 항상 음산했어요. 유학 7년째가 됐을 때 비 오는 창밖을 내다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하더라고요. '젊은 날의 영혼'을 녹음할 때 그 시절이 겹쳐지면서 눈물이 왈칵 났어요. 더는 못 부르겠더군요."

JNH뮤직 이주엽 대표(왼쪽부터), 가수 정미조, 앨범 프로듀서 정수욱
JNH뮤직 이주엽 대표(왼쪽부터), 가수 정미조, 앨범 프로듀서 정수욱

이 자리에 함께한 이 JNH뮤직 대표는 "인생을 오래 살아오신 분들의 진실을 음반에 담아내고 싶었다"며 "지난해 정미조 선생님의 컴백 앨범이 음악적 성과를 인정받은 덕분인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고 말했다.

정미조는 오늘날 음원 중심의 음악 유통시장에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저도 웬만하면 유튜브로 많은 것을 보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음반을 만드는 제작자들은 수입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쇼케이스 말미에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이번 앨범이 히트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동안 잠을 자다가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K팝처럼 큰 관심을 받고 금방 알려지긴 어렵겠지요. 하지만 우리 노래에 귀 기울이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젊은이들이 많이 듣고 '얼굴도 모르고 나이 있는 가수지만 참 노래가 좋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정미조, 혼을 담은 무대
정미조, 혼을 담은 무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가수 정미조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벨로주에서 열린 새 앨범 '젊은 날의 영혼'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mj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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