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국종 교수가 요즘 받았다는 '민원 문서'.. "한국에선 안 되겠다"

정지용 기자 2017. 11. 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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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요즘 받았다는 '민원 문서'.. "한국에선 안 되겠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교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년에 200번 정도 헬기를 탄다는 이 교수는 격무와 열악한 치료 환경도 문제지만 병원 인근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 환자의 골든아워를 지키기 위해 헬기 이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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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교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북한 병사는 헬기를 타고 긴급 후송됐다. 이 교수는 13일 오후 5시20분 응급헬기에서 내린 병사의 침대를 직접 밀고 들어가 5시간에 걸쳐 수술을 했다.

지난해 국내 9번째 ‘권역외상센터’인 아주대 중증외상센터가 개소한 이후 병원 인근에는 하루에도 여러차례 헬기가 뜨고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끔찍한 사고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들의 치료는 분초를 다투기 때문이다. 이같은 환자들은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골든아워’가 중요하다. 1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 이 교수는 “환자 가까이 갈수록 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1년에 200번 정도 헬기를 탄다는 이 교수는 격무와 열악한 치료 환경도 문제지만 병원 인근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7일 CBS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15분)’에 나와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일부 시민들의 이기심을 꼬집었다.

아주대병원 헬기포트.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병원 옥상에 헬기포트를 새로 만들었으나 계속되는 민원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교수는 방송에서 영국 주택가에 착륙한 빨간색 응급헬기 사진을 보여주며 “런던의 한 병원 헬기장 옆에 바로 주택가가 있다. 그 주택가에 헬기가 내려앉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구조용 헬기가 등산객들 사이로 지나가면 김밥에 모래가 들어갔다고 민원이 들어온다”며 고충을 전했다.

이국종 교수가 '세바시'에서 공개한 민원 문서. CBSTV 영상 캡처

이 교수가 있는 아주대 중증외상센터도 수원 광교신도시 등 주택가와 인접해있다. 그는 “한국에서 제가 받는 건 이런 거예요”라며 문서 하나를 공개했다. 수원시 영통구청에서 보낸 공문으로 ‘헬기 프로펠러 소음이 장시간 발행해 생활이 불편하다’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전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주민들은 아주대병원에 헬기장이전(옥상타워) 또는 주거지 인접부분 방음벽 설치, 헬기 대기 시 프로펠러 가동 중지 등을 요청했다.

이 교수는 또 한 언론인과의 일화도 전했다. 그는 “(헬기 민원과 관련해) 이의 제기를 했다가 크게 혼났다”며 언론인은 “주민 입장에서 당연하다. 왜 당신 헬기 일만 중요하냐”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더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영국 주택가에 내려앉은 응급헬기. CBSTV 영상 캡처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인근 주민들의 민원 제기 문제는 온라인 상에서도 논란이 됐다. “주민 민원에 시달리는 이국종 교수님”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에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악성민원 제기로 이 교수의 일과가 민원 답변 처리가 됐다’고 적혀있다. 이어 병원에서 옥상에 헬리포트를 만들고 항로까지 변경했는데도 헬기가 뜰 때마다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에는 주민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아울러 이 교수가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도로를 통제하자 한 화물차 기사가 격하게 항의하는 영상도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 환자의 골든아워를 지키기 위해 헬기 이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3분 18초 였던 중증외상환자의 최초 응급실 이송시간은 2016년 37분 11초로 4분 가량 늦어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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