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여태 버텼는데 왜 떠나냐구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7. 11. 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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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지연이 초등학교에서 놀림받아.. 전학도 3번이나

- 국민 세금 쓰며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
- 텅텅빈 세월호, 찾으리라는 보장 없어
- "세월호 함께 아파해준 모든 분들 감사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 씨(혁규 군 큰아버지)

권재근, 권혁규, 양승진, 남현철, 박영인. 이분들은 아직도 찾지 못한 세월호의 미수습자 5명입니다. 지난 4월에 배가 들어올려졌고요. 선체 수색을 시작했죠. 총 9명의 미수습자 가운데 4명의 유해는 수습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5명은 뼛조각조차 여전히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 이 5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벌써 몇 년째인가요. 이제 미련을 접겠다 결정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이분들 어떻게 옮기실지 어떻게 옮기기로 결정을 하신 건지 오늘 아침에 목포신항을 연결해 봐야겠습니다. 5명의 미수습자 가운데 권재근, 권혁규 이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권재근 씨의 형이자 권혁규 군의 큰아버지가 되는 분이세요. 권오복 선생님 연결을 해 보죠. 권 선생님, 안녕하세요.

◆ 권오복>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공식 기자회견을 하는 날 아침인데. 목포신항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권오복> 적막합니다.

◇ 김현정> 목포 앞바다 한번 바라보셨어요, 오늘 아침에?

◆ 권오복> 6시에 바라봤습니다.

◇ 김현정> 어떤가요, 바다가?

◆ 권오복> 고요하고 캄캄하죠.

◇ 김현정> 고요하고 캄캄하고. 바람 많이 안 불어요, 오늘?

◆ 권오복> 어제는 불던데 오늘은 그래도 괜찮네요.

◇ 김현정> 그래요. 오늘 공식적으로 우리는 떠납니다라고 세상에 발표하는 그날인데, 오늘이 사고난 지 며칠째인지 혹시 세고 계십니까?

◆ 권오복> 1311일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팽목항에서 또 목포신항으로. 그렇게 버텨오신 거잖아요.

◆ 권오복>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결국은 그곳을 떠나기로 결정하셨어요.

◆ 권오복> 이러기까지는 참 고민이 많았어요. 과연 손가락질 나오기 전에 박수받고 떠나야 되는 걸 해야 되는데. 어차피 세월호 안은 텅 비었어요. 계속 있다 보면 손가락질 받고 떠나게 된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국민 세금이나 쓰고.

◇ 김현정> 아..그럴까 봐.

◆ 권오복> 네.

◇ 김현정> 그런데 오히려 해수부하고 선체조사위에서는 계속 추가 수색할 수 있으니까 더 계십시오 했다면서요.

◆ 권오복> 찾는다는 보장도 없고 깡통, 빈 세월호만 남아 있는데 저걸 세워서 시신을 찾는다고요? 그건 그렇게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완전히 빈 깡통인데 뭐가 나오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또 세워서 조사를 하면 한 100억 정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하죠, 예상이.

◆ 권오복> 세우는 과정, 직립을 하는 데 그 정도 들어간다고.

◇ 김현정> 그것을 계속 국민 세금 쓰는 걸 보고 있기가.

◆ 권오복> 민망하죠.

◇ 김현정> 민망해서 이런 결정을. 그런데 우리 큰아버님은, 권오복 선생님은 가족이 지금 2명이나 못 찾은 채 있습니다.

◆ 권오복> 그걸 어떻게 말로 합니까? 온 식구가 이사가다가 이런 사고가 나서 그것도 그 당시에 여자아이 하나 살아나고.

◇ 김현정> 지연이, 5살 지연이 기억해요. 지연이 하나 살아났습니다. 그러니까 온 가족이, 동생네 식구가 이사를 가다가 배가 침몰한 거예요. 그래서 혁규가, 지금 실종된 혁규가 동생 지연이한테 구명조끼를 벗겨서 입혔습니다, 자기 걸. 지연이는 살고 혁규는 아직도 못 찾은 겁니다. 제가 그때 사고나고 나서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때 저하고 선생님 인터뷰하셨거든요. 그때 뭐라고 그러셨냐면 5살 지연이가 엄마, 아빠가 왜 나만 두고 이사 갔어? 왜 나만 둔 거야? 다 어디 간 거야라고 얘기하면서 우는데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러셨어요. 지연이는 지금 학교는 들어갔겠어요.

◆ 권오복> 작년에 들어가서 한 번 옮겼고요. 애들이 다 알아봐가지고 놀리니까 옮겼고.

◇ 김현정> 놀려요? 가족들 다 그렇게 된 지연이다 이러면서?

◆ 권오복> 애들은 다 그런답니다.

◇ 김현정> 애니까, 애들이니까.

◆ 권오복> 작년에는 어쩔 수 없이 한 번 옮기고, 입학해서 또 한 번 옮기고 올해는 이사를 해서 옮겨서 세 번을 옮긴 거예요. 그런데 앞으로 크는 날을 생각해서는 지연이라는 이름도 개명을 했으니까.

◇ 김현정> 이름도...

◆ 권오복> 앞으로 살아나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여기 장례식 할 때도 모자이크 하고서 할 겁니다.

◇ 김현정> 지금은 뭐라고 해요? 알고는 있어요, 이 상황을?

◆ 권오복> 알고는 있죠. 배에서 사고나는 그 급박한 상황까지도 기억을 해요, 그 어린애가요. 지금도.

◇ 김현정> 5살이었는데 기억해요, 그걸?

◆ 권오복> 배 안에서 있었던 과정은 기억을 다 해요.

◇ 김현정> 그런데 그때 내가 살아났으니까 엄마, 아빠도 살아난 걸로 알고 있다가, 자기 두고 그냥 이사 간 걸로 알고 있다가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군요.

◆ 권오복> 이제는 알죠. 알고서 모르는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자애라 그러는데 모든 걸 잊고 커나가는 쪽으로 생각을 하니까요. 다른 건 신경을 안 씁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마음이 정말 아프네요. 그래서, 그래서 지연이 아버지하고 지연이 오빠 시신을 꼭 내가 찾아가겠다고 여태 버티신 거예요.

◆ 권오복> 그렇죠.

◇ 김현정> 여태 버티신 거예요, 여태 컨테이너에서. 발걸음이 그런데 참 이게 어쩔 수 없이 결정하셨지만 안 떨어지실 것 같아요.

◆ 권오복> 안 떨어지는데 이걸 심사숙고하는 데 전부 입술 부르텄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 결정하는 과정까지요.

◇ 김현정> 왜 안 그러시겠어요. 왜 안 그러시겠어요. 왜 끝까지 내 동생, 내 조카는 안 나올까. 왜 안 나올까. 이게 좀 기가 막히셨을 것 같아요. 하나하나 발견됐다는 소식 들을 때마다.

◆ 권오복> 한 사람, 한 사람 나올 때마다 안으로 들어가니까. 3층이었으니까요, 기거했던 데가. 찾겠다 하고 그냥 4층에서는 그냥 딱 나오고 하다 보니까 이제 곧 찾겠다 했는데 차까지 내 동생 이삿집 실려 있는 차까지 다 봤는데 진짜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거기 안 나오면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었는데 거기가 텅 비니까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냥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기만 하는 거죠. 작업하는 것만 구경하고 있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 김현정> 시신을 발견하는 미수습자 가족들 보면 좀 부러운 생각까지 드셨겠어요.

◆ 권오복> 부러웠었죠. 그런데 그걸 어떻게 내놓고 얘기를 못 하죠. 그래서 축하드린다고 이렇게 했어요.

◇ 김현정> 이것도 참 기막힌 상황입니다. 이제 죽은 채로 가족을 발견하는 그들이 부러울 지경이니. 그렇게라도 내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걸 소망해야 되는 이 심정은 어땠을까 싶은데 이제 떠나십니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 네 가족입니다, 가족수로는. 오늘 오후에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정말 끝입니다. 기자회견에 앞서서 오늘 아침 우리 청취자들께 그동안 정말 성원 많이 해 주셨거든요, 뉴스쇼 청취자들이. 한 말씀 하시겠어요?

◆ 권오복> 네. 참 세월호를 아파하고 이렇게 협조해 주신 분들 일일이 다 거명하기는 힘든데 그 많은 자원봉사자분들. 그리고 세월호를 후원을 해 주신 분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우리 미수습자 가족을 위해서 목포한국병원, 목포미르치과 박진호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많이 여기서 치료를 다 해 주신. 임플란트까지.

◇ 김현정> 치과치료까지. 그런 분들 얘기는 다 하셔도 돼요. 잘하셨습니다.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 참 고민이 될 지경인데. 가족들 모두 힘내시고 특히 지연이, 지연이 잘 돌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권오복> 네. 당연히 그래야죠.

◇ 김현정> 오늘 기자회견까지 제가 잘 볼 테고요.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오복>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오늘 목포신항을 떠나는 공식 기자회견을 엽니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 그 가운데 권혁규,권재근 씨의 가족 권오복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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