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인공지능 거품 붕괴..소수만 생존"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분야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해 3~5년 후에는 상당수 AI 기업이 파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거품 붕괴 속에서도 살아남은 소수의 AI 기업들이 실제 돈을 벌고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은 2025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15일 서울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그 진실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SAC(Saltlux Annual Conference) 2017’ 행사에서 “2010년부터 딥 러닝이 본격 연구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거품이 생겨났다”며 “지금 AI 분야는 거품의 꼭대기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다. 솔트룩스는 지난해 AI 엔진 ‘아담’을 출시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 대표는 AI 기업들은 2000년대 초 인터넷 기업이 겪은 변화를 비슷하게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아마존이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인터넷 기업들은 2001년 호황의 절정기를 맞았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2003~2005년 90%의 인터넷 기업이 문을 닫았다.
‘죽음의 계곡’에서도 일부 기업은 끝까지 살아남아 2006년부터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은 거대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구글과 아마존은 전 세계 IT 산업을 지배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한국 기업 중 6번째로 크다.
이 대표는 모든 파괴적 기술이 겪는 단계처럼 AI 산업도 이미 전환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벤처캐피털의 AI 관련 투자가 끝났고 2018~2019년에는 AI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기업만 2021년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 생존하고 2025년에야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금 AI 기업들은 5년 후까지 어떻게 생존하고 어떻게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의 한 부분인 기계학습(머신 러닝), 그 중에서도 딥 러닝(인공신경망을 적층해서 만드는 방식) 기술이 발전하려면 저렴한 비용으로 컴퓨팅(연산)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규모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현재 딥 러닝이 가장 강력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이미지 인식인데, 이는 이미지 데이터가 통·번역이나 자연어 처리 등 언어 데이터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AI 기업 중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회사가 우위에 서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트룩스의 AI인 아담이 보유한 데이터는 지난해 80억건에서 올해 110억건으로 늘었다. 아담은 지난해 도서 60만권 분량의 지식을 학습했으나 지금은 도서 100만권 분량의 지식을 학습한 상태다. 아담의 문장 이해 수준은 지난해 83%에서 올해 87%로 높아졌고 의미 이해 수준은 65%에서 93%로 높아졌다.
아담을 기반으로 만든 AI 가상 비서 ‘아담 어시스턴트’는 콜센터 상담, 법률 상담 등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솔트룩스는 내년엔 또다른 AI 엔진 ‘에바’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화상회의 형식으로 강연을 진행한 케이반 모하예르 사운드하운드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음성 인식 AI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운드하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음성 인식 AI 회사로, 음성 인식·음성 검색 기술 등을 개발했다. 사운드하운드는 삼성, 현대차, 네이버, KT, 엔비디아, 노무라, HTC 등으로부터 누적 1억2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모하예르 CEO는 “2000년대 들어 애플의 아이폰 등장 후 사람들은 손으로 화면을 만지거나 옆으로 밀고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기기를 이용했다”며 “앞으로는 애플의 ‘시리,’ 구글의 ‘오케이 구글,’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사람이 기계를 이용하는 방식이 음성 인식이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는 2020년에는 전체 검색의 50%를 음성 검색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명 중 한 명은 음성 검색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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