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서 총쏘고 3D영상 보고"..삼성·MS 'MR기기' 써보니
곧 출시되는 삼성 'HMD 오디세이'로 MR 체험
"2020년에 MR 기기가 VR, AR 기기 대체할 것 "
MR는 현재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가상의 화면을 띄운다는 점에서 AR과 유사하지만, 가상의 환경이 실제 환경과 합쳐져 더욱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AR을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인 포켓몬고에서는 게임 속 캐릭터가 실제 배경화면에서 둥둥 떠 있다. 그러나 만약 이 게임에 MR을 적용하면 포켓몬 캐릭터가 내 앞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거나 천장을 뚫고 숨는 등의 좀 더 고차원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기자가 다소 무거운 고글 모양의 HMD 오디세이 장비를 머리에 쓰고 컨트롤러 두 개를 양손에 잡았다.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사무실이 갑자기 바다 인근의 휴양지 리조트로 변했다.
가상의 쾌적한 창가에 서서 메뉴를 눌렀더니 익숙한 윈도 메뉴가 나왔다. 유튜브로 들어가 야구 동영상을 재생했더니 3차원 공간에 서서 좀 더 입체적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조그 버튼을 이용해 영상과의 거리, 각도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MR 전용 게임을 여니 두 손의 컨트롤러는 순간 총으로 변했다. 우주 속에서 총을 쏘면서 외계인 행성을 피하는 게 게임의 줄거리다. 가만히 서서 버튼만 재빨리 누르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려면 몸을 사방으로 움직이며 피해야 했다. MR 기기가 보편화되면 몸을 격하게 움직일 일이 많아져서 데스크톱을 방 한가운데 설치해야 할지도 모른다.
MR 전용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윈도 스토어에는 마인크래프트ㆍ토이크래쉬 등 MR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2만2000개가 있다. 21일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50개 이상의 MR 앱이 출시된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MR은 컴퓨터가 적외선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소리까지 파악하는 등 사용자의 공간과 환경을 이해하니까 구현되는 것”이라며 “머지않아 사람들이 MR로 가상의 공간에 모여서 셀카를 찍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혹 VR 기기를 사용하면 어지러움을 느끼고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HMD 오디세이로는 ‘디지털 멀미’가 거의 없었다. 다만 고글 장비를 머리에 제대로 조이지 않으면 앞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아 어지러웠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브라이언 블라우 부사장은 “2020년에는 VR 기기와 AR 기기는 없어지는 대신 VR과 AR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MR 기기만 시장에 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혼합현실(MR·Mixed Reality)=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합쳐서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합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MR은 완전한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과 가상 환경이 자연스럽게 합쳐진 스마트한 환경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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