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 현빈, 치밀한 계산으로 완성한 천재 사기꾼 [인터뷰]

장수정 기자 2017. 11. 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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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배우 현빈이 '꾼'에서 능청스러운 천재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그간 보여준 묵직한 모습과는 달리, 뻔뻔하고 능글맞은 모습으로 탈바꿈을 시도한 현빈은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로 연기론을 펼쳤다.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그의 치열한 고민이 현빈이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부여했다.

22일 개봉되는 '꾼'(감독 장창원·제작 영화사 두둥)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허성태)이라는 인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 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범죄 오락영화다. 현빈은 이번 영화에서 장두칠이 살아있음을 확신하고 검사에게 딜을 제안하는 지능적인 사기꾼 황지성 역을 맡았다.

이전 작품 '공조'와 '역린' 등에서 냉철한 북한 형사, 근엄한 왕 정조로 분해 묵직한 모습을 보여줬던 현빈은 이번 영화에선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180도 다른 연기를 보인다. 그가 연기한 황지성은 비상한 머리로 사기꾼들의 중심에서 판을 짜고 계획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리더이지만, 늘 한 수를 감추며 속을 보여주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때론 진지하게 때론 능글맞게 자유자재로 변화를 구사하며 보는 이들에도 혼란을 줄만큼 완벽하게 능청스러운 사기꾼이 됐다. 이에 현빈은 "감독님이 능글맞은 걸 원하셨다. 능글맞다는 표현대로 한지는 모르겠지만 유연하려고 노력했다.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어떻게 상황을 유연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주어진 대사들을 십분 활용해 캐릭터의 능청스러운 면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는 "대사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했다. 대사를 통해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능청스러움이나 지성이 원하는 유연함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컸다. 어떤 대사들은 정보가 될 수 있고, 어떤 것들은 그냥 지나쳐 갈 수도, 반전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대사를 어떻게 가지고 놀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현빈은 캐릭터의 내면 연구에 그치지 않고, 라이더 재킷 차림과 발랄해 보이는 파머머리 스타일링 등의 외형으로 리얼함을 더했다. 현빈은 "대사를 말하기 전 화면에 보이는 모습으로도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매 작품 외양에 신경을 쓰려고 하는 편이며, 이번 영화에서도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것은 현빈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지만, 검사와 사기꾼들이 모여 팀플레이를 선보이는 일명 '떼주물'이라는 것. 현빈은 사기꾼 3인방 배성우, 안세하, 나나를 비롯해 사기꾼을 이용하는 검사 박희수 역의 유지태까지 이색 조합을 이뤄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활약한다. '떼주물' 영화는 처음 접해 본 현빈이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만화처럼 상상하는 것들이 있었다. '이런 장면이지 않을까'라는 가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출연자들이 많다 보니 그 가정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럴 때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연자들이 많았던 탓에 서로 간의 호흡을 조절하며 톤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이에 현빈은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계산을 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먼저 그는 "일단은 판을 짜서 사기꾼들과 함께 있을 때 황지성이 튀지 않아야 했다"고 강조하며 "황지성은 사기꾼들과 함께 팀을 짜 계획을 실행하면서도 그들에게 속내를 다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에 있는 걸 모두 오픈하지 않는 인물. 그래서 그 안에서 지성이가 어떤 모습이건 튀는 모습을 보여서 의구심을 만들거나 의심을 사면 안됐다. 그러면 판에 대한 베이스가 틀어지게 된다. 상황에 적절하게 묻혀있어야 큰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빈은 장창원 감독과 항상 상의하며 수위를 조절해나갔다.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할 수 없는 현장에서 현빈은 치열한 계산을 거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것. 그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다. 뒷 상황을 찍을 땐 바로 앞 장면과 농도 차이가 얼마나 나고, 어느 수위인지 계산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뒷부분을 먼저 찍을 땐 감독님과 늘 조율을 했었다"고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꾼'은 범죄 오락 영화를 표방한 만큼 반전을 거듭하면서 장르적 재미를 제대로 살린다. 예측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와 예기치 못한 정체를 알아가는 것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 현빈은 "그래서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저는 반전이 주는 재미가 있어서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제가 시나리오를 보며 느꼈던 반전의 쾌감이나 느낌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지 궁금하다"며 기대를 표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두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라고 생각을 했다"는 현빈은 "요즘 가벼운 액션 영화들이 끌리는 시기인 것 같다. 20대, 30대 초반까지는 보고 나면 여운이 남고, 대사가 기억이 남고, 메시지가 전달이 되는 걸 선호했다. 이를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 것들이 유독 끌렸다. 지금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오락영화가 끌렸던 시기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구축하며 보여준 치밀한 계산에 비해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선택할 때에는 계산보다는 '재미'와 '다름'에 주목한다고 말한 현빈은 "작품 속에서 억지로 변신을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전에는 뭘 했으니 이번엔 뭘 해야지 하는 계산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분명히 발전이라는 건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할 수 있는 표현에서도 다른 것들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 작품 안에서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는 사소한 것이든 큰 것이든 찾아 나가는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치열함과 자신만의 소신으로 매번 다른 연기를 선보이는 현빈이 앞으로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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