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부모와 아이에게 주는 삶의 긍정적 신호들

2017. 11. 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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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라고 문학평론가인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이 강조하였듯이, 아이가 어떤 습관을 실천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2016년 4월부터 지금까지 약 1년 7개월째 매일 습관을 실천하는 동안, 운명처럼 삶에 많은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면, 25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고 금연에 성공했고, 저의 역할 모델이자 ‘습관의 재발견’의 저자인 스티븐 기즈와 소통하며 습관 실천에 대한 값진 조언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습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였고, 저와 프로그램 참가자가 1년 2개월 동안 습관을 함께 실천하면서 기록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의 첫 책인 ‘습관 홈트’를 2017년 7월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놀라운 기적들은 제가 습관을 실천하지 않았다면 맛볼 수 없었던 달콤한 성취감들입니다.

신기하게도, 저의 좋은 습관은 물결처럼 주변으로 퍼져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큰 딸이 제 습관을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1년 4개월 째 ‘아이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아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란 딸아이가 선택한 6가지 핵심 습관을 하루에 1개씩 6일 동안(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언제 어떤 습관을 실천할 것인지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매일 습관을 실천한 다음 그 결과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습관 성공률의 결과에 따라 피드백과 보상을 제공하는 평생 습관 프로젝트입니다.

이후 큰 딸의 습관은 작은 딸에게 물결처럼 퍼져 나갔고 두 딸의 습관 실천은 아이의 엄마까지도 습관 실천에 동참하게 만들었지요. 지금은 제 가족 구성원 모두 습관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습관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아이의 습관은 부모가 어떤 습관을 실천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좋은 습관을 형성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함정에 빠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자녀에게 최고의 선생님은 부모입니다. 특히 책 읽는 습관은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지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강요는 하면서 정작 부모들은 책을 왜 읽지 않을까요? 주변의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입을 맞춘 것처럼, 대부분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댑니다. 문화체육 관광부가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대한민국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일이나 공부 탓에 시간이 없다’는 대답이 35%나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았다’는 대답이 24%나 되었습니다. 더 심각한 사실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응답도 14%나 되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핑계는 73%나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도전과제 입니다. 작심삼일의 덫에 걸려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부모들도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미국의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가 주장한 ‘학습된 무기력’이란 과거의 반복된 실패의 경험으로 느낀 좌절감이 무의식 중에 학습되어 다음 번에도 실제로 극복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습관 형성에 필요한 반복된 행동을 해야 할 당위성 보다는 할 수 없는 핑계가 더 강력하게 작동하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습관 형성 후 맛보게 될 보상이 주는 행복감보다 반복된 실패의 두려움이 더 크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을 탈피하는 강력한 해결 수단은 바로 매일 습관을 실천하며 ‘작은 성공’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취감이 매일 조금씩 쌓이게 되면, 과거에는 매일 실패만 거듭하던 나인데, ‘나도 열심히 하니까 변할 수 있구나’ 라는 희망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습관은 과거의 쓰라렸던 실패와 좌절감에 매몰되었던 우리의 생각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변화시켜 주는 탁월한 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아이가 변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학습된 무기력에서 탈출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습관을 실천을 하고 성취감을 느끼면,‘나도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삶의 신호들이 방문해오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부모가 하루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게 됩니다. 좋은 습관을 실천하기에도 하루의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좋은 습관이 늘어나면 그만큼 나쁜 습관에 소비할 시간이 줄어들겠지요. 즉 ‘시간의 먹이 사슬’ 이란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어,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시간이 점차 나쁜 습관에 낭비되는 시간을 잡아 먹게 됩니다.

예를 들면, 평상시 책을 읽지 않고 게임만 하던 부모가 ‘책 2p 읽기’라는 좋은 습관을 실천하려면, 책 읽기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게임에 투자했던 시간을 잡아 먹어야 합니다. 프로야구 시청하느라 하루 2시간 이상 TV나 핸드폰을 보던 부모가 글쓰기 습관을 실천하다 보면 글쓰기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프로야구 시청을 자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억지로 나쁜 습관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우리의 삶 속으로 좋은 습관을 초대하여 습관을 실천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가면 나쁜 습관에 투자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나쁜 습관은 발붙일 틈을 점차 잃어 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시간의 먹이 사슬’이란 시스템이 작동하는 간단한 원리입니다.

둘째, 부모가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잃어 버렸던 꿈이 다시 새록새록 새싹을 틔우고 기지개를 폅니다. 내일은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며 무기력하게 삶을 허비하며 살았지만, 습관을 통한 믿음이 생기면 내일은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고, 그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목표가 없던 과거에는 내 삶의 통제권을 빼앗긴 채 인생을 허무하게 낭비했다면, 목표를 세운 다음부터는 내 삶의 통제권을 다시 회복하게 되고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이동진 독서법』 저자 이동진씨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들.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이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인생의 행복은 바로 일상 속에서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하루 속에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하루를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습관은 인생의 행복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변해가는 모습은 물결처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모델학습을 통해 부모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기 때문에 부모가 책을 읽으면 그대로 따라서 읽으려고 하고, 부모가 TV 나 핸드폰만 보면 아이도 그대로 따라 합니다. 지겹도록 들었겠지만, 한번 더 듣는다고 고막이 터지진 않을 것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당신의 몸 속에 흐르는 습관의 물은 충분히 맑아져 있습니까?

[이범용 삼성SDI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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