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블록체인發 미디어산업 빅뱅 본격 도래"
■ 美캘리포니아서 '핀테크를 넘은 블록체인' 세미나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 인터넷 기반 기술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장에서 적용됐기 때문에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 화폐'라고도 불린다.
블록체인의 강점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지금은 대표적인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적용돼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지만 블록체인은 향후 '미디어' 분야에서 잠재력을 폭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록체인이 미디어 산업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미디어 산업의 근본 문제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중계자(플랫폼) 없이 콘텐츠 생산자(기자, 인플루언서, 매체 등)와 소비자(독자, 오디언스)가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콘텐츠 수집자(플랫폼), 플랫폼 공급자, 로열티 중계자 등을 상당 부분 우회할 수 있다. 즉, 지금의 인터넷 포털을 우회해 기사를 독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가 콘텐츠 가격을 책정할 수 있고 광고, 수익 공유, 저작권 지급 과정을 재설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거래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미리 정의된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수익 분배를 자동화할 수 있다. 또 소유권이 명확히 정의되고 판매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가격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특히 '월 구독료'가 익숙한 현재 디지털 결제 모델이 '기사' 단위와 '비디오 클립' 단위로 바뀔 수 있는 것도 블록체인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중간 플랫폼을 거치고 수수료 없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블록체인이 미디어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으로 평가된다. 실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도 등장했다. 2018년 공식적으로 선보일 예정인 '시빌(Civil)'은 이더리움을 뉴스룸과 방송국을 만드는 데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 편집 작업을 통해 가짜뉴스로부터 자유롭고 광고의 압력에서도 해방될 수 있는 자유로운 저널리즘을 위한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를 지향하고 있다. 시빌은 "우리의 의도는 뉴스 제작, 팩트 체킹 등이 지속 가능하도록 경제적 보상을 주고 메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빌의 근본적 문제의식은 '중앙집권적' 뉴스 생산 방식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독자들은 기사 하나를 보기 위해 신문이나 잡지를 통째 구독하거나 광고를 봐야 하는데 '기사 단위'로 구매할 수도 있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자는 블록체인을 적용한 개별 기사나 시리즈 기사를 시빌에 등록한다. 이는 열람 기간을 정해 대여할 수도 있고 영구 소장 형식으로도 판매가 가능하다.
독자가 값을 지불하면 거래 정보가 해당 기사의 블록체인에 등록된다. 정상적 거래로 인정받으면 기사 열람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시빌에서 발행하는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CVL)을 이용해 기사를 구입하게 된다. 시빌은 2018년 초까지 언론인 200명의 지원을 받아 1차 함대(first Fleet)를 구성하고 10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기자들에게 '뉴스룸'을 부여하고 새로운 형식의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시빌은 공식 출범하지는 않았지만 블록체인이 현재 '화폐'로만 인식되고 있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사용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샌머테이오(캘리포니아)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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