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심병원 간호사 '김진태 후원금' 조직적 모금 정황

2017. 11. 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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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성심병원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춘천)의 정치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수간호사가 '엑셀 파일'까지 만들고 간호사에게 지급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정황이 드러났다.

강원도선관위 조사에서는 춘천성심병원 수간호사 등이 모인 공식 회의 때 김진태 의원 후원금 권유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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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입금자 리스트 등 조직적으로 모집한 정황
수간호사 등 모인 공식회의서 후원금 권유도 드러나
강원도선관위, 개인적 일탈로 보고 '서면 경고' 그쳐

[한겨레]

춘천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누리집 갈무리

춘천성심병원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춘천)의 정치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수간호사가 ‘엑셀 파일’까지 만들고 간호사에게 지급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한겨레>가 입수한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후원금 입금자 리스트’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 사진을 보면, 이름, 휴대폰 번호, 생년월일, 우편번호, 영수증 수령지 주소 등의 항목과 함께 ‘춘천성심병원 인공심장실 또는 춘천성심병원일 경우 부서명만 적어주시면 됩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4명은 실제 춘천성심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로 확인됐다. 파일은 26번까지 순번으로 나와 있다. 춘천성심병원 간호사 가운데 최소 26명이 후원금을 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파일은 후배 간호사들을 상대로 김진태 의원을 위해 1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해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면 경고’를 받은 ㄱ수간호사가 만드는 데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ㄱ수간호사는 후배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지난해처럼 김진태 의원 후원금 10만원 부탁해. 연말에 연말정산 영수증으로 10만원 돌려받고… 부서에 4명 정도씩 유엠(UM), 시엔(CN), 올드 한두 명 하기로 했거든…’이라고 보냈다. 유엠은 수간호사, 시엔은 주임간호사다. 수간호사와 주임간호사 등 고참 간호사를 주축으로 부서별로 정치후원금을 할당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선관위 조사에서는 춘천성심병원 수간호사 등이 모인 공식 회의 때 김진태 의원 후원금 권유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강원도선관위는 이 사건을 개인적 일탈로 보고 ㄱ수간호사가 후배 2명에게만 후원금을 강요했다고 봤다. 강원도선관위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김 의원 후원금 얘기가 나온 것은 맞지만 ㄱ수간호사만 이 사안을 ‘이 정도는 해야겠다’고 보고 실적 개념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다른 부서도 확인했는데 다른 곳은 문제가 된 곳은 없다. 이 수간호사만 유독 밑에 후배들이 압박을 느낄 정도로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또 다른 수간호사가 간호사들을 상대로 병원 내부 메일을 통해 김진태 의원 정치후원금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메일에는 이름을 적을 때 ‘춘천성심병원 홍길동으로 적지 말고 홍길동’으로 적어달라는 ‘춘천성심병원 맞춤형 안내’도 포함돼 있다. 후원금 강요를 받은 간호사 쪽은 “김진태 후원자 명단과 춘천성심병원 간호사 명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누가 봐도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강요한 것이다. 게다가 권유에 그치지 않고 엑셀 파일로 명단까지 확인하니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해마다 후원금을 내야 했다. 조직문화가 강한 병원의 ‘적폐’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13일 <한겨레>가 입수한 춘천성심병원 후원금 입금자 현황이 담긴 엑셀파일 모습. 병원 안에서 ‘엑셀 파일’까지 만들어 간호사들의 후원금 지급 현황을 확인하는 등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독자 제공

<한겨레>는 ㄱ수간호사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공개한 ‘2016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자료를 보면, 김진태 의원은 3억1844만5044원으로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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