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데 체육복 못 입나요?"..A여고에 무슨 일이

남형도 기자 2017. 11. 1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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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 위치한 A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에게 매년 허용하던 체육복 등·하교를 갑작스레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A 여고 학생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말부터 고3 학생들이 체육복을 입고 등·하교 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학교는 최근 수년간 수능을 앞두고 고3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체육복을 입고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올해는 돌연 금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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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체육복 등·하교 금지'에 학생들 반발..학교 전반 복장 논란으로 번져


#수능시험을 약 3주 앞둔 지난달 26일. A여고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직접 쓴 '대자보'가 붙었다. '3학년 체육복 등·하교 허용해주세요'란 제목의 대자보에는 "뻣뻣한 셔츠와 허리·배를 조이는 치마가 수험생의 피로감을 높인다"며 "체육복을 입고 등·하교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예쁘고 보기 좋다', '교복이 유명무실해진다' 등 이유로 체육복 등·하교를 금지시켰다"고 주장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A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에게 매년 허용하던 체육복 등·하교를 갑작스레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수능 시험에만 신경써야 하는 고3 때만이라도 편하게 체육복을 입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묵묵부답이다. 이 같은 논란이 '누구를 위한 교복이냐'에 대한 반발로 이어져 복장 논쟁으로까지 불 붙는 분위기다.

12일 A 여고 학생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말부터 고3 학생들이 체육복을 입고 등·하교 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학교는 최근 수년간 수능을 앞두고 고3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체육복을 입고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올해는 돌연 금지한 것이다. 일부 담임은 이를 어길 시 학교생활기록부 행동발달사항 등에 기재한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등교한 뒤 다시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경우도 많다. A 여고 한 반에서는 "정말 교복을 입고와서 갈아 입은 것이 맞는지 담임 선생님이 교복을 책상 위로 꺼내놓으라고 했다"는 학생의 주장도 나왔다.

A 여고 한 학생은 대나무숲에서 "심지어 체육복을 입고 등교했단 이유로 반성문을 쓴 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은 "단지 교복이 맞지 않아 공부할 때 교복 착용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체육복 등·하교를 하게해 달라는 것"이라며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복장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A 여고 생활지도부 등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 부재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A여고의 한 반의 학생은 "담임선생님이 규율을 어길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고 엄포를 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사진=A여고 대나무숲(페이스북 페이지)


A 여고에서 벌어진 '체육복 등·하교' 논쟁은 학교 측의 불합리한 복장 단속 관련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상당수 학교들이 "학생다운 것"이라며 교복 착용을 강요하는 탓에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지난 5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통해 "한 겨울에도 패딩을 입지 못하게 해 동복 생활복인 야구점퍼를 입고 겨울을 버텨야 한다"며 "많은 학생들이 춥다며 호소하고 있지만 선생님들은 패딩을 입은 학생들에게 벌점을 준다"고 밝혔다. 학생 주장에 따르면 이 학교는 "학교 이미지가 좋지 않다", "패딩이 학생 간 경쟁심을 조장한다" 등의 이유로 이 같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학생도 국민청원을 통해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은 교복을 입고 몇 시간씩 앉아서 공부하고 생활해야 하는데 교복 자켓은 불편하고 한 겨울에 치마를 입으면 너무 춥다"며 "많은 학생들이 불편한 교복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이경은 활동가는 "추울 때 외투를 입는다든지 편한 복장을 하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3년 동안 교복을 입으면 작아져서 움직임도 어렵고 자세도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데 자기가 어떤 옷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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