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격 받고도 끝까지 뉴스 전한 아프간 카불의 앵커
[경향신문]
테러 공격을 받고도 자리로 돌아와 끝까지 뉴스를 전한 아프가니스탄 앵커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샴샤드TV 방송국은 지난 7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의 테러 공격을 받았다. 경찰로 위장한 IS 조직원의 총격으로 방송국 경비원 1명이 숨지고 24명 이상 다쳤다. 생방송 진행 중이던 뉴스 송출도 당연히 중단됐다.
4시간여 만에 공격은 진압됐고, 방송은 재개됐다. 앵커 데피안트 파르위즈 사피도 자리로 돌아와 뉴스 진행을 다시 시작했다. 그의 첫마디는 “공격은 끝났습니다”였다. 사피는 “앗살라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를 깃들기를)”이라고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건물 안에 있던 방송국 직원들은 모두 구조됐다”면서 “각자 다시 일을 시작했다. 기자들도 업무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자리에 돌아온 사피는 양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는 알자지라에 “뉴스룸의 작은 유리창이 유일한 탈출구였다. 뛰어가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피는 “공격을 받았지만 우리 직원들은 오히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공격으로 알게 됐다”면서 “언론인으로 계속 일하기 위한 동기 부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 소식이 알려지자 가족들이 전화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돌아가지 않았다”면서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끝까지 방송을 지킨 사피와 다른 직원들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아프간 국가안보위원회 출신인 정치분석가 하미드 사보리는 트위터에 “삼샤TV 언론인들은 테러가 진압되자 다시 돌아왔다. 정신과 용기는 테러할 수 없다”고 적었다. 나이마트 칸이라는 이름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군대를 꺾을 수는 있어도 언론인들은 꺾을 수 없다”고 적었다.
지난 한해 동안 아프간에서는 언론인 16명이 살해당했다. 멕시코와 함께 최다다. 아프간 언론안전위원회는 올해 언론인을 향한 공격이 73차례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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