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배신자 홍준표!"..洪 대구 찾자 규탄집회 연 친박단체

김정석.백민경 2017. 11.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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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 참석차 대구 찾은 洪
행사장 앞 도로서 친박단체 회원 40여 명 집회
洪 "'국정농단 박근혜당' 프레임 피해 과거 단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대구를 찾았다.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에서 직권으로 출당 조치한 지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라고 불리는 친박 단체 회원들은 이날 홍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규탄 집회를 벌였다.

"배신자! 홍준표! 패륜아! 홍준표!"

이날 오전 11시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수성관광호텔 앞.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40여 명이 모여 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집회를 벌이는 것으로 '태극기 부대'의 집회는 시작됐다.
10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관광호텔 앞 도로에서 친박단체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이들은 '배신자 홍준표는 대구 땅을 떠나라' 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곳곳에 설치하고 홍 대표를 비난하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구호 중에는 홍 대표를 향한 거친 욕설도 포함돼 있었다.

자유대한민국지키기국민운동본부와 박근혜써포터즈중앙회 등 친박 단체에 속한 이들은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한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살인자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 것이 대구의 민심"이라며 "배신자 홍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쫓아낸 지 일주일 만에 보수 성지 대구 땅을 밟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관광호텔 앞 도로에서 친박단체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같은 시각 홍 대표는 수성관광호텔 스카이홀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 2시간가량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들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됐다.

홍 대표는 "저쪽(여당)에서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지방선거용으로 몰고 가고 있다. 10월 중순 구속 기한이 만료됐을 때 선고를 했다면 내년 2월엔 항소심 선고를 해야 했는데 그렇게 되면 지방선거 기간에 (박 전 대통령 문제가) 잊혀질 가능성이 있어 (여당이) 무리하게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재구속을 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정치재판'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0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그는 "저들의 속셈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서 자유한국당에 '국정농단 박근혜당'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선거를 하려는 건데 우리가 그 프레임에 말려들 필요가 있느냐"며 "그래서 부득이하게 과거와 단절해야 되겠다고 해서 친박 책임 청산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와 단절을 하고 우리가 (박 전 대통령을) 도와줄 길은 별도로 찾으면 된다. 일단은 '국정농단 박근혜당'이라는 그 오명은 벗자"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 우리가 만약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면 자기들(여당)이 정치적인 작업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탄핵 재판 자체가 부당하고 심지어 구속 기간 연장까지 하는 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지금은 보수 우파 전체가 궤멸할 상황"이라면서 "저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고 결단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0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홍 대표는 어릴 적 대구에 살았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대구시민이나 경북도민이 마음이 불편하실 거로 안다. 사랑하고 지지했던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상실감이 컸겠는가"라며 지역민들을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 대구 북구 엑스코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홍 대표는 다시 한 번 친박 단체 회원들의 항의에 부딪혔다. 급기야 행사장에서 연설을 하던 중 한 남성에게 '욕 세례'를 듣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객석에 있던 승복 차림의 한 남성이 무대에 올라 축사하던 홍 대표를 향해 고함을 지르자 주변 관계자들이 남성을 제지하고 있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홍 대표는 미소를 짓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홍 대표가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한 지 2분이 채 지나지 않은 오후 2시 15분쯤 승복을 입은 한 남성이 일어나 홍 대표를 향해 '쓰레기'라고 고함치고 "여기 XX 모인 것들은 뭐야" "이 XX들 대구를 아주 우습게 보고 있네" 등 발언을 쏟아냈다. 그 주변에 앉은 일부 주민도 홍 대표를 향해 "다 거짓말이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광경을 아무 말 없이 지켜보던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여러분들이 양해하시길 바란다. 소란스러워도 계속 이야기하겠다"고 말하고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관할 경찰서인 대구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행사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남성이 있어 행사장 바깥으로 나오도록 조치했다. 따로 신원 확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0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건물 내부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근혜서포터즈 등 보수단체 회원 60~70여명은 엑스코 입구에서 '홍준표 규탄 태극기집회'를 열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은 홍 대표의 오전 일정까지 찾아가 호텔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프리랜서 공정식
토크콘서트가 열린 엑스코 앞에서도 50여 명의 친박단체 회원들이 모여 홍 대표 방문을 항의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백민경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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