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피자를 쏠 겁니다."

정진우 기자 입력 2017. 11.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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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민주당 정책회의서 나오는 '부동산 안정' 분석.."주거복지로드맵 이후 더욱 안정세 보일 것"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혁신창업 활성화 방안 당정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께서 조만간 피자를 사주실 것 같습니다.”

최근 여당의 정책회의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월27일 기업인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했는데, 실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서다.

당시 문 대통령의 이 얘기는 우연찮게 나왔다. 하지만, 이 말 한마디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집값을 잡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여당 안팎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은 맥주를 곁들인 사전 환담 호프타임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CEO'란 별명이 있는 것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직원 단합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다"며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우리도 피자 한 번 돌리자"고 했다. 임 실장이 "어느 부서인지 찍어만 주시면 보내겠다"고 했다. 그때 문 대통령은 김 부총리와 김 장관을 바라보면서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국토부엔 비상이 걸렸다. 마침 부동산 대책을 준비 중이었다. 문 대통령의 ‘피자’ 발언은 이들 부처 공무원들에게 사기 진작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후문이다. 시장에선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떤 대책이 구체적으로 담길지 아무도 몰랐다. 김 장관은 휴가도 반납한 채 발표를 앞둔 부동산 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살폈다.

정확히 일주일 후인 8월2일. 당정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다.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조이는 등 역대 부동산 대책 중 가장 규제 범위가 넓고, 강도 역시 최고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 추이


그로부터 100일(11월9일 기준)이 지났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정책라인에선 8·2대책 발표 이후 매일 부동산 시장을 체크했다. 8월까지 계속 불안했던 부동산 시장이 9월 들어서면서 차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이 부동산 안정 기준으로 삼는 건 투기수요가 몰려있는 ‘거래량’ 감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의 주택매매거래량은 1만5572건으로 전달보다 35.8%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18.9% 감소했다. 수도권 역시 한달 새 거래가 19.4% 줄면서 거래량이 4만6019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지방도 2.9% 감소한 3만8331건을 기록했다. 10월에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의 10월 공식 집계는 2개월 후인 12월에 나오지만, 부동산 정보업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30일까지 집계)은 346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115건이 거래된 것으로 1년 새 75% 급감한 수준이다. 역대 10월 거래량으로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던 2008년(2209건) 이후 9년 새 최저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전반적인 거래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거래가 줄고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고,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국회에 제출한 '주택 및 가계부채 관련 정부대책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 등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명확히 담겼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은 지난달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말쯤 주거복지로드맵이 나오면 부동산 시장 안정세가 확고해 질 것으로 본다. 입주물량이 늘고 있는데다 주거복지로드맵 등 임대주택 확대 정책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부동산 경기 지표를 확인해보면 시장 안정세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연말이나 연초에 기재부와 국토부 등 관련 부처에 피자를 사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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