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 성지루, "대한민국 가장의 무게감? NO. 내 모든 에너지의 원동력"

정다훈 기자 2017. 11. 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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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내게 남은 사랑을’ 은 가족들과 제대로 이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이다.”

배우 성지루가 대한민국 아버지 대표로 나섰다. 바로 무뚝뚝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는 대한민국 대표 가장과 그의 가족이 비로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 (감독 진광교)로 관객들 앞에 선 것.

배우 성지루 /사진=조은정 기자
KBS2 드라마 스페셜 [아빠는 변태중]부터 최근 KBS2 [학교 2017]까지 40대 대한민국 아버지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배우 성지루. 30년 연기 내공자답게 다양한 캐릭터를 추구하는 그가 이번 스크린에서도 일과 가족에 치여 마음 둘 곳 없는 아버지 ‘김봉용’을 맡아 또 한번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가족을 돌볼 틈 없이 매일 회사 일에 치이는 대한민국 대표 가장 김봉용(성지루)은 자신을 하인처럼 부리는 상사 때문에 허구한 날 술을 마시며 가족과 멀어져가는 간다. 그러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성지루는 “실제 한 가정의 가장이다. 200%, 아니 300% 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며 “영화와 다른 부분이라면 저는 아프지 않고 딸이 없다는 것뿐이다”라며 공감의 영화임을 밝혔다.

무거운 가장의 무게를 지고 열심히 회사생활을 이어가지만 정작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의 모습은 씁쓸함을 안긴다. 정작 그는 가장의 무게감 보다는 그를 끊임없이 일어서게 하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다고 말한다.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랬고, 저의 원동력은 가족이다. 끊임없이 샘솟는 샘물처럼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다. 힘든 경우에도 아이들 생각을 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서 혼자 웃는 적이 많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 그게 내가 무엇보다 바라는 것이다.”

영화의 백미는 어린아이처럼 펑펑 눈물을 흘리며 투명 사실을 고백하는 장면. 무너지는 가장의 모습을 가슴 절절하게 담아내 관객들의 가슴을 움직인다. 특히 진정으로 김봉용의 내면으로 들어간 성지루의 모습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그 역시 “진정으로 내용 속에 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만약에 내가 똑같은 상황에서 시한부를 맞는다면...어떨까. 이런 가정하에서 출발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 내 상황과 비교했다. 그게 억지스럽지 않고, 오버하지 않게 다가가길 바랐다. 스스로에게 진솔하게 한다면 보시는 분들이 봐주실 것 같았다.”

가장이라는 자리, 그에겐 ‘든든한 울타리’로 각인 돼 있었다. 그렇기에 후반 늦둥이 딸이 이야기하는 ‘먹깨비’ 장면은 찡한 울림을 남긴다. 굉장히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온 그는 아버지랑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에게 오랜 병환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는 올곧고 우직한 분이셨다. 특히 아버지 임종하시기 전 찍어놓은 동영상을 지금도 가끔 본다고 한다. 그만큼 아버지란 존재를 절대 잊을 수 없다. 영화를 찍으면서 그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욱 떠올랐다고 했다.

“임종이 다가오면서 호흡이 가빠지면서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찍어놨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남겨놓고 보고 싶었다. 이상하게 볼 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나는 (내 방식으로)이별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2G폰으로 찍어논 건데 지금도 가끔 생각 날 때마다 본다. 이렇게 떨어져서 보면 언젠가는 모두가 가겠지만... 어떻게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별을 준비할 수 있다면 좋은 마음으로 갈 수 있지 않나. 떠나보낼 사람 역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우리 영화는 그 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사진=와호엔터테인먼트, CBS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다는 건 복이다”고 말했다.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동안 서로가 행복해야 한다. 죽음을 두려하기 보단,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히 사랑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영화 속에서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괜찮은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올해로 연기 인생 30년에 빛나는 배우 성지루는 박희순, 손병호, 정은표 등 개성파 배우들을 배출한 극단 ‘목화’ 출신이다. 배우로서 욕심을 부리는 걸 원치 않는다. 그것보단 기본을 충실히 하고 울림이 있는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게 꿈이다.

“배우로서 제 바람은 내 나이에 맞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거다. 주어진 역할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게 남은 사랑을’속 아버지가 주인공이어서 한 게 아니다. 주인공이 아닌 ‘아버지’를 하라고 해서 한 거고, 가족 이야기가 울림을 줬기 때문에 선택한거다. 대한민국 아버지 어머니 모두가 가정을 지탱하는 사람들 아닌가. ”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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