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멜라니아, 극진하고 절제된 환대에 "감사 또 감사"
靑, 美총기난사 고려 '화려'보다 '내실'기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아름다운 환영행사를 열어준 프레지던트 문에게 감사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문재인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 한국 사람들의 환대(wonderful welcome)에 감사하다"(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인스타그램)
8일로 1박2일간의 국빈방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한국의 극진하면서도 절제된 환대에 연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만에 국빈자격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중국으로 떠날 때까지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다만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총기난사로 2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만큼 청와대는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의전'에도 신경을 썼다. 북핵 문제로 엄중한 한반도 상황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전날(7일) 경기 평택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를 통해 한국 땅을 밟자 한국군 의장대는 국빈에 대한 예우를 의미하는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 경내를 떠나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첫 일정인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깜짝 마중'을 나갔다. 극비리에 진행된, 전례없는 역대급 환대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에 도착해 '비스트'(캐딜락원) 안에서 취타대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 당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취타대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복원했다고 한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8일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노 대통령이 영국에 국빈방문한 후 '한국에도 국빈으로 오는 분을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맞이해야 한다'고 이를 지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부부 모두 인상적이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자리였다고 호평하더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융숭한 대접 때문인지 문 대통령과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마치고 청와대 경내를 함께 산책한 뒤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 첫 마디를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 오늘 이 자리에 초청해주고 우리의 첫 서울 방문 중 보여준 너무나도 따뜻하고 성대한 환대에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7일 저녁 국빈만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뿐 아니라 눈과 귀를 사로잡는 세심한 배려가 이어졌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만찬공연에선 클래식인 '경기병 서곡'과 우리 전통가락인 '비나리', 케이팝 발라드인 가수 박효신씨의 '야생화'가 울려퍼졌다. 특히 야생화는 이름처럼 한미 양국이 함께 겪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아름답게 피어나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만찬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인 가자미와 고기를 선호하는 입맛을 고려한 한우갈비구이가 나왔다. 특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잔엔 그가 사랑하는 '콜라'가 채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준비된 (내) 만찬사의 연설문이 참 좋았는데 따뜻한 맛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즉석에서 고쳤다. 그래서 통역이 고생 좀 했을 것"이라고 귀띔하며 문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고 고 부대변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사에서도 방한 첫날을 "훌륭한 하루"였다고 했다.
방한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 이어 국립현충원 참배를 끝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에도 문 대통령의 예우는 미국 정상의 전용기가 뜰 때까지 이어졌다.
이날 아침 비무장지대(DMZ) 방문 시도가 실패로 끝나며 일정이 밀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늦어지자 문 대통령이 자신의 출국 시간을 15분가량 늦춘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이 오후 1시30분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고 난 뒤인 오후 1시45분께 자신이 탄 공군 1호기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이륙시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 성과를 설명하며 "모든 것이 세세하게 화려하진 않았지만 착실하고 내실있게 잘 준비한 결과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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