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못살겠다"..'헬조선'탈출 행렬

입력 2017. 11. 7. 11: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작년 국적포기 3만6000명 '최고'1년새 2배 껑충10년간 22만명美국적 취득 가장 많고 日·加 순안전불감·자녀교육·취업난 이유#. 한국에서 부인과 함께 전문직으로 근무하던 김우진(가명) 씨는 올해로 캐나다 이민 2년차를 맞이했다.

역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주부 이수아(가명) 씨는 "인서울 일류 대학교를 가야만 사회에 나가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내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국적포기 3만6000명 ‘최고’
1년새 2배 껑충…10년간 22만명
美국적 취득 가장 많고 日·加 순
안전불감·자녀교육·취업난 이유

#. 한국에서 부인과 함께 전문직으로 근무하던 김우진(가명) 씨는 올해로 캐나다 이민 2년차를 맞이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초등학생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니던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1년간의 자비 해외연수를 캐나다로 간 뒤 필요한 준비를 마쳤다. 캐나다로 건너간 김 씨는 모텔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했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한국의 옛 명칭인 조선(朝鮮)을 합친 말이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자조적으로 일컫는다. 헬조선을 탈출하는 행렬이 통계로 확인됐다.

7일 이민정책연구원의 ‘2017년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22만3611명에 달했다. 2007년 2만3528명을 기록한 국적 포기자는 2012년 1만8465명을 기록하며 1만명대로 줄었고,2015년에는 1만7529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만6404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두 배 증가했다.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9만490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국적 취득이 5만 8870명, 캐나다 국적 취득이 3만 2732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 사람은 2만2974명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는 사람의 10배가 넘는다.

이민정책연구원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보다,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인구감소는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들은 왜 헬조선을 탈출하는 것일까.

김 씨는 한국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꼽았다. 김 씨는 “계산을 해보니 5~10년 주기로 한국에서는 대형참사가 발생한다. 그리고 참사에서 얻는 교훈이 없다. 내 딸이 이런 사회에서 살아간다면 성인이 되기 전에 두세 번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이민을 준비했다”고 했다.

자녀의 교육 문제를 손에 꼽는 이도 있었다. 역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주부 이수아(가명) 씨는 “인서울 일류 대학교를 가야만 사회에 나가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내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20ㆍ30대 젊은이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일찍부터 헬조선 탈출 행렬에 몸을 실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2015년에 다녀온 류미나(28ㆍ여) 씨는 한국에서 짧은 직장생활을 접고 호주행을 준비 중이다.

류 씨는 “호주의 전문대학에서 요리를 배워서 취직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한국에서 얻은 대학교 졸업장이나 일했던 경력 등은 별로 쓸모가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호주에서의 삶이 한국보다는 나을 듯해서 준비중이다”고 했다.

헬조선을 탈출한 사람들은 잘살고 있을까. 모텔에서 일하며 캐나다 영주권을 최근 취득한 김 씨는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김 씨는 “항상 바쁘고 쫓기는 한국 생활과는 달리 여유가 있다. 초과근무가 없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복지가 잘돼 있어 정부 보조가 많아 생활에 도움된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점은 역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다. 언어적 장벽이 대표적이고, 그간 쌓아둔 커리어를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힘들다. 이민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사례를 여럿 볼 수 있는 만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어려움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김진원·유오상 기자/jin1@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