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메이커]이종우 안진 상무 "모든 에너지 딜 , 우리 통하도록 하겠다"

고준혁 2017. 11. 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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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지난 6월 에너지인프라팀 발족..전사적으로 지원이 상무 "신재생에너지 전환, 거스를 수 없는 흐름"
"딜소싱, 컨설팅, 파이낸싱 등 원스톱 서비스로 경쟁력 강화할 것"
"에너지, 선점효과 있는 만큼 국가 단위 투자 필요"

[이 기사는 11월 6일(월) 18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고준혁 기자] "에너지 패러다임이 신재생에너지로 바뀌고 있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원자력을 줄이고 신재생을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도, 클린 에너지에 관심이 높아진 여론 때문도 아니다. 화석연료 자원은 한정된 탓에 가격이 오르는 반면 태양광 모듈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시간문제일 뿐 둘의 가격은 반드시 역전된다. 다름아닌 시장 원리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도래한다는 얘기다"

◇안진, 6월 국내 첫 에너지인프라팀 발족…엔지니어 변호사 회계사 모아 조직화

딜로이트 안진 재무자문본부 에너지인프라팀장인 이종우 상무는 정치적 이슈는 신재생에너지의 변수가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상무의 생각은 회사에서도 동의를 얻었고 안진은 올 6월 에너지인프라팀을 꾸렸다. 해당 분야를 이 정도 규모의 팀으로 조직화한 것은 안진이 최초다. 현재 에너지인프라 관련 딜을 발굴해 투자자들에게 소개하거나 사업 주체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의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흩어져 있는 자원을 한군데로 모아보자는 의견도 팀을 구성케 하는 데 한몫했다. 숫자를 다루는 재무자문 전문가, 회계사뿐 아니라 변호사, 엔지니어 등 구성원 출신이 다양하다.

이 상무가 이처럼 전사적인 지원을 받는 팀의 장을 맡은 이유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상무는 “매물로 나온 한 소각장 업체를 살펴보다 폐기물이 처음 들어왔을 때와 소각되기 전의 무게가 다른 것을 보고 사장이 몰래 빼돌리는 비리행위를 적발하게 됐다”며 “회계사인 내가 이 분야를 스터디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에너지 분야는 ‘숫자’ 외의 공부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 느낀 전율 탓에 해당 분야를 파고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상무는 에너지인프라팀이 국내 회계법인 중 엔지니어를 보유한 최초의 조직인 만큼 에너지하면 안진이 떠오르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상무는 인터뷰 직전에도 베트남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진행하려는 한 사업가를 면담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 상무는 “전반적인 설계도를 가지고 오셨는데 태양광 모듈 가격을 좀 더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어 설명했다”며 “벌써부터 소문을 듣고 사무실로 종종 찾아 오는 경우가 있다. 에너지 딜이 모두 안진을 통하게 하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딜 소싱·컨설팅·파이낸싱, 원스톱 서비스 구상…국가가 과감히 투자해야”

신재생에너지 중 이 상무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태양광이다. 이 상무는 “태양광은 토지와 인허가라는 진입 장벽이 있지만 거꾸로 볼 때 이 두 가지만 해결하면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며 “저희 부동산팀과의 협업을 통해 부지 문제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태양광 발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성사되면 역사에 남을 규모”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에너지인프라팀은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석탄, 석유, 가스와 광물자원 관련 딜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자원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어 관련업계에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그러나 에너지 분야는 다른 딜보다 과정이 길고 수수료도 적다는 문제가 있다. 이 상무는 “보통 인수합병(M&A)은 딜 자문팀이 개입한 지 한 달 내로 결과가 나오지만 에너지 분야는 최소 1년이 걸린다”며 “수수료 역시 들이는 품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딜 소싱에서부터 프로젝트 컨설팅, 파이낸싱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인프라팀의 해외 사업에 대한 비중이 국내와 맞먹을 정도로 이 상무는 해외 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사업은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후진국에 기회가 많다. 팀원들이 필리핀, 베트남, 아프리카 등 오지로 직접가서 관련자들과 미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상무는 “공항에서 내려 차를 타고 12시간씩 들어가기도 한다”며 “에너지 인프라가 깔린 선진국에 비해 개발도상국에는 기회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 상무에겐 에너지 분야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에너지 분야는 조단위의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파격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것. 이 상무는 “건설업체들은 개발도상국 발전소 건설과 투자에 관심이 높은 반면 국내 은행들은 리스크를 지려고 하지 않는다”며 “선점효과가 중요한 만큼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국가 단위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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