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관종".. '나꼼수'식 막말 난무하는 지상파
- 방송 MC면 공인인데
"트럼프, 미친거 아니에요?"..
개그우먼 시켜 "다스는 누구거냐" 만나는 사람에 계속 똑같은 질문
시청자들 "방송이 장난이냐"
"트럼프는 '관종'이라고 본다. 관종에는 '무플'이 답이다."
지난 4일 첫 방송 된 지상파 SBS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진행자 김어준(49)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과 얘기를 나누다 내뱉은 말이다. 화면에는 '트럼프는 관종?!'이란 자막까지 떴다. '관종'은 '관심병 종자'라는 은어의 준말로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안달이 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고, 무플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트럼프는 그냥 미친 거 아니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 위험한 수준이다"며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게스트로 나온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씨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릴 때 ADHD(과잉행동증후군)가 아니었을까 싶다"며 거들었다. 지난 5일 방송된 2회에 출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좀 이상하다 싶은 대목은 없었나"라고 질문했다.
방송 후 인터넷 게시판 등엔 "지상파 MC면 공인인데 그런 단어 선택은 잘못된 것 아니냐" "지상파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를 발언을 그대로 방송하는 게 정상이냐" "장관 상대로 인터뷰하면서 트럼프가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끝까지 받아내려 한다"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지상파 진출한 '나꼼수'?
김씨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그의 지상파 MC 데뷔작이다. SBS는 김씨를 내세우면서 시청률 9~10%를 넘나드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까지 한 주 미루고 '블랙하우스'를 토·일 연이어 내보내는 파격 편성을 했다. 첫 회 시청률은 6.5%(닐슨코리아), 2회는 7.8%가 나왔다. 동 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였다. 하지만 김씨에게 따라붙는 '편파 막말 방송' 등의 꼬리표는 여전히 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5일 방송에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취재가 대표적 예다. 제작진은 김씨가 '나는 꼼수다' 시절부터 주장해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일방적으로 내보냈다. 개그우먼 강유미씨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인터뷰를 맡겨 이 전 대통령 동선을 따라다니게 했다. 강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 장면은 여러 차례 방송을 탔다.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상은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로 투자자문회사 BBK의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이 이런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않고 개그우먼을 앞세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작진은 또 강씨가 이 전 대통령 전화 인터뷰에 성공한 것처럼 예고편을 내보냈지만, 실제론 방송인 배칠수씨를 섭외해서 이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며 강씨를 속이는 내용을 방송에 내보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방송이 장난이냐" "지상파 방송인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와 다를 게 뭐냐"는 등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세월호 음모론 유도성 질문도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였던 고(故)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씨 인터뷰 역시 비판을 받았다. 제작진은 방송 전 예고편으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사실로 믿어왔던 것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방송에선 "아버지가 자연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등 유씨의 주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심재철 교수는 "지상파에선 팩트 체크 등 최소한의 기준을 갖춘 보도를 내보낼 의무가 있는데 김씨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송에 기우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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