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IT인재 탈한국
인재 유출지수 5년 새 5단계 하락
미국 근무 외국학자 한국인이 3위
국내 한 대기업에서 8년간 근무한 김 모 씨(43)는 지난달 미국 아마존 본사로 회사를 옮겼다. 기술 개발보다는 사내 정치와 견제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조직 문화에 환멸을 느꼈다. 아마존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박사 학위를 받은 그를 재빨리 채어갔다. 바로 팀장급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김 씨는 “자신을 재원이라고 생각했지만 불필요한 데 에너지를 소모하는 회사에서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에 필요한 고급인재의 해외 유출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2017 세계 속의 대한민국’ 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의 고급두뇌유출지수는 3.57(5월 기준)로 세계 54위를 기록했다. 고급 인재의 유출 가능성이 작을수록 10에, 클수록 0에 가깝다. 1위는 8.36을 기록한 노르웨이, 2위는 7.61의 스위스였다. 국내 고급 인력들이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기회를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학자 중 한국인 수는 7415명으로 중국·인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해외의 고급 인재를 얼마나 많이 끌어오느냐를 보여주는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는 4.19로 48위에 그쳤다. 1위는 스위스(8.84), 2위는 아랍에미리트(UAE, 8.42)였다. 한국은 5년 전과 비교해 글로벌 순위가 고급두뇌유출지수에서는 5단계,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에선 19단계 떨어졌다.
김건우 무역협회 연구원은 “유럽·미주보다 처우가 열악하고 업무 강도가 강하며, 학계에 남아 있는 수직적인 조직 문화가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위에 머물렀고, 여성의 이사회 임원 비율은 2.4%로 세계 45위에 그치는 등 여성의 사회진출도 낮은 편이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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