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키워라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의 시대다. 모든 산업분야가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뒤처지면 미래가 없을 것처럼 초긴장 상태이며, 정부 내에도 이를 대비하는 전담 조직이 구성될 정도로 2017년 대한민국 최대의 화두 중의 하나로 보인다. 실제 4차산업혁명이 정말 혁명으로 완수될지, 아니면 이 또한 하나의 수사로 그칠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 하나는 그것을 무엇으로 칭하든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초연결의 시대, 데이터의 시대, 현실과 가상의 융합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며, 이는 지난 수십 년 간 발전을 거듭한 과학과, 정보통신이 데이터 기술의 시대로 향하면서 가능해진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서 특히 헬스케어는 그 변화의 가능성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그 중요성을 모두가 주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실현이 가장 어려워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 왜라는 질문이 따라 붙게 되는데, 오늘 필자는 그 중에서도 "누가" 이 헬스케어 변화의 물결에 서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준비가 충분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앞으로의 시대를 ICT를 넘어 DT(Data Technology)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즉 4차산업혁명의 여러가지 기술적 필요조건 중 특히 데이터 과학이야 말로 현실과 가상의 융합에 가장 중요한 기술 조건이며, 빅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데이터 과학자 (data scientist)의 역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헬스케어의 데이터는 통상적인 진료 데이터 외에 앞으로는 유전체 및 생활습관, 환경 데이터를 포괄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데이터의 양은 기존의 헬스케어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의 수십 배에 달하는 용량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지역 별로, 국가 별로, 혹은 인종 별로 보인 이러한 대용량의 데이터는 향후 헬스케어의 서비스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고,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임상 의과학자나, 유전체 과학자 외에 훌륭한 데이터 과학자를 얼마나 확보하는가 하는 점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느냐 아니냐의 가름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데이터 과학자 현실은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는다. 우선 데이터 과학을 충분히 연구한 인재 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학 및 통계학 등의 경험을 가지고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는 인재가 시장의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지 않은데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인재는 이미 미국을 비록한 글로벌 기업 및 연구소의 집중적인 유치 타겟이 된다. 인재 확보 경쟁이 이미 국경을 넘어 글로벌 전쟁이 된 지금 연구 환경이나 경제적 보상이 충분치 않은 우리 현실에서 이러한 우수 인력을 유인할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에 정주하는 데이터 과학자 중에도 헬스케어에 헌신하는 것을 권유하는 것은 또다른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국내의 많은 병원들이 정밀의료나 4차 산업혁명의 리더가 되겠다고 표방하지만, 이를 위한 협업의 문화를 확고히 확립하는 데에는 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데이터 과학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데이터 과학이라는 것이 기존의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한 데이터 분석작업 비슷한 정도로 여기는 것이 아닌 임상 의학자와 협업하며 같은 연구의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분야라는 것을 제도와 문화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좋은 인력을 최고의 임상의학자와 양질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이미 장점이 충분한 병원이라는 에코시스템에 유인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해 미국의학저널은 향후 미국의 최첨단 연구병원들은 앞으로 임상의사와 데이터 과학자를 비슷하게 고용하게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 가장 똑똑한 인력이 너무 많이 의학에 뛰어들며, 의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남들보다 쉽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초기에는 여러가지 충돌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유전체 과학자와 임상의사의 협업의 문화가 데이터 과학에도 필요하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기를 기다리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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