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성예방교육 자료 내라"vs "돼지 발정제엔 관대" (종합)
정현백 장관 "현안 집중해야..여가부 업무 충실"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최동현 기자,김다혜 기자 = 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야가 지속적인 신경전을 벌였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들이 증인채택 불발에 문제를 제기하며 탁 행정관의 성폭력 예방교육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당의원들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돼지 발정제' 논란을 꺼내들며 맞섰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성평등 이슈를 다뤄야 하는 여가위 위원들이 (탁 행정관의) 해임안을 제출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건의해도 무시했다"며 "국회에 나와서 이야기를 듣고 진실과 거짓을 따지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탁 행정관이) 출석하지 않았는데 이래도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 여당에서는 '망신주기'를 하지 말라지만 이런 것도 국회의원이 따질 수 없는가"라며 "국민이 의혹을 품고 있다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증인채택이 불발된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탁 행정관의 성폭력 예방교육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으나 9회에 걸쳐 실시했다면서도 일시, 인원에 대한 자료를 주지 않았다"며 "교육을 받았다면 강사명과 일시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원들이 젠더의식 수준이 상당해서 예민하고 섬세하게 들여다본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매번 유독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서만 (문제제기를) 하는 데 과연 정치적 판단이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데 제1야당의 수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돼지발정제 문제에는 왜 관대한가"라며 "(탁 행정관의) 발언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직위와 시기, 맥락을 따져 보면 매번 여가위에서 언급할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또한 "증인채택을 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지만 여가위에서 다룰 것이 많다"며 "매번 탁 행정관에게만 시간을 낭비하면 (현안을) 짚을 시간이 짧으니 이 정도로 덮자"고 말했다.
친박 성향인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홍준표 대표가 여성정책 관련 토크콘서트에서 '젠더폭력이 뭐냐'고 물은 데 대해 여가위원으로서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당내에서 여성권익을 위해 다시는 당 지도부가 어디서 그런 말을 하지 않도록 앞장서서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의에서도 야당의원들은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정 장관이 앞장서서 해결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사권자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답이) 마땅치 않았을때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해서라도 심각성을 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그보다는 다급한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비하발언으로 논란이 된 탁 행정관의 저서를 재차 언급한 뒤 "탁 행정관은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오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내일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그것을 탁 행정관이 모두 준비하는지 알아보고 국민의 정서를 정확히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송희경 의원도 "저도 정책질의를 하고 싶지만 하나의 문제가 여가부의 존재 이유를 흩뜨릴 수 있다면 그것만 가지고 계속 질의해도 감독기능을 할 수 있다"며 "여성으로서 굉장히 수치심을 느낄 만한 발언을 하는 사람이 국가 원수의 오른편에 있는 것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탁 행정관이 유사 성범죄를 저질러도 청와대에서 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과 한샘 성폭행 가해자들이 (회사에서) 잘리지 않고 다니는 것은 비슷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승희 의원 역시 "탁 행정관 문제에 대해 정쟁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공격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며 "이 문제에 대해 장관 본인이 무력감을 느꼈다는데, 능력이 없으면 그만두고 신병의 거취를 생각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탁 행정관의 거취는) 인사권자가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저는 여가부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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