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 한복판에 4m 박정희 동상 세운다고?

2017. 11. 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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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화문 설립 추진…‘朴-崔 게이트’에 보류
-박정희 도서관내 위치 표지석 두 차례 페인트칠
-문래공원ㆍKIST 위치한 박정희 동상도 논란의 대상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높이 4m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서울 한복판에 세워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흉상과 표지석등은 수차례 수난을 당한 바 있다. 이번 동상이 순탄하게 세워질지는 미지수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정면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오는 13일 오전 세울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동상은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과 관련해 '동상건립추진모임' 시민단체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이날에는 관련 기증서를 받고 추후 서울시의 심의를 거쳐 동상 제막을 확정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원래는 광화문에 세우려다가 무산됐다. 동상건립추진모임 측은 지난해 11월 관련 계획을 밝혔으나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로 시민 반발에 잠정 보류됐다.

박정희 동상이 순탄하게 세워질 수 있을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동상이 세워질 곳인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 있던 표지석은 지난 8월 두 번 연속 페인트칠 당한 바 있다.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표지석 앞면과 뒷면에 ‘개XX’라는 욕설이 적혔다. 서울 마포경찰서가 수사에 나섰으나 주변 CCTV가 없는데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 벌어진 범행으로 결국 장기미제 처분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흉상 역시 훼손된 바 있다. 이곳은 박 전 대통령이 사령관으로 재직한 제6관구가 있던 곳이다. 공원 인근 지하 벙커에서 쿠데타를 모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군복 차림의 박 전 대통령 흉상이 세워져 있었다.

시민운동가 최황(33) 씨는 지난해 12월 흉상의 얼굴과 가슴에 빨간 스프레이칠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해달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추종자들이 벌인 굿판을 보고서다.

최 씨는 “5ㆍ16이 혁명이 아니고 쿠데타라고 초ㆍ중ㆍ고 교과서가 바뀐게 90년대 중반이다”며 “그런데 여기서 한강을 건너 정권을 장악했다고 별 두개 달린 군복 입은 박정희 동상을 남겨놓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담긴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씨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돼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에 새로이 세운 박정희 동상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KIST 설립 50주년을 맞아 KIST는 동상을 기증받아 세웠다. 설립 당시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동상을 치우고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KIST 측은 장영실 동상 이동은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당장 시민단체들은 집회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적폐청산을 해야 할 현시점에 논란이 큰 인물의 동상이 서울시 소유의 공공 땅에 세워지는 것은 심히 우려된다”며 “관련 단체들과 함께 설립 반대 운동을 준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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