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니, 몰락한 日 기업과 운명 가른 요인은

권다희 기자 2017. 11. 6.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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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분기 어닝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바로 일본 소니였다.

실적 발표가 반영된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소니 주가는 일본 증시에서 11.4% 급등했다.

도시바, 샤프 등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소니의 독보적인 반등은 더 눈길을 끈다.

시장은 소니의 '선택과 집중'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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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분기 어닝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바로 일본 소니였다. 실적 발표가 반영된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소니 주가는 일본 증시에서 11.4% 급등했다.

시장의 환호는 소니가 낸 괄목할만한 실적 전망 덕분이다.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1998년 후 최대인 6300억엔(약 6조16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엔저 도움도 받았지만 반도체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핵심 사업부문 실적이 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 게 가장 중요했다.

도시바, 샤프 등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소니의 독보적인 반등은 더 눈길을 끈다. 불과 몇년전까지 다른 일본 대기업들과 함께 '몰락한 일본 기업'의 대표격이었던 소니가 오명을 벗고 재기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시장이 공통으로 꼽는 건 소니를 잘 아는 최고경영자(CEO)다. 시장은 이번 소니의 깜짝 실적 발표 후 "히라이 가즈오 체제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히라이 가즈오는 2012년 4월 소니 사장으로 승진한 뒤 이후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했고 디바이스, 게임, 영화 등으로 사업부문을 간소화했다. 소니의 상징과도 같았던 TV 사업부를 축소했고, 이미징 센서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했다. 히라이 가즈오 취임 후 소니는 수년간의 적자를 끝냈다. 시장은 소니의 '선택과 집중'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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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택과 집중'은 히라이 가즈오가 소니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소니 계열사인 CBS 레코드에 입사해 소니의 다양한 사업부문을 거친 '소니 사람'이다. 그는 소니의 강점인 기술력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 걸 알았고, 그 강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조직문화도 알았다. 전임자 하워드 스트링어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소니의 부활은 적절한 리더십이 위기의 순간에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실례다. 동시에 기업이 CEO를 선임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할 것이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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