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독일 가서까지 연일 '문 정부 적폐청산' 때리기

정제혁 기자 2017. 11. 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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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복수하려 정권 잡나”…박지원 “적폐청산은 시대정신” 직격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현지시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인공지능연구센터를 방문해 안드레아스 덴겔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을 방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5)가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느냐”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강력 비판했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의 비리가 연일 드러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40억원을 뇌물로 받은 정황이 포착돼 ‘박근혜 비자금 게이트’로 비화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안 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주프랑크푸르트 백범훈 총영사와 만찬을 한 자리에서 “정부가 이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국가의 미래가 없다”면서 “지금 서로 전, 전전, 전전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완전히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 나라를 잘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 (정권을 잡나)…”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을 ‘정치적 복수’로 규정한 것이다. ‘적폐청산=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는 자유한국당과 동일한 인식인 셈이다.

안 대표 발언은 “진정한 적폐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진실규명,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손금주 수석대변인)는 당 공식 입장과 강조점이 다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1일 “적폐의 총본산인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안 대표가 지난해 말 박근혜 국정농단이 불거졌을 때 “헌법을 파괴한 대통령을 탄핵시키지 못하는 국회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탄핵에 앞장섰던 사실을 감안하면 지금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클릭 행보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이 드러날 경우 한국당은 최소한의 도덕적 기반마저 상실할 공산이 크고, 이 전 대통령의 권력형 비리가 확인될 경우 친이명박계가 다수 포진한 바른정당도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밑동부터 기반이 허물어진 보수진영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촛불혁명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과 국가대개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전날은 “적폐청산과 정치보복도 구분 못하는 한국당은 박근혜 출당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려 한다”고도 했다. 한국당을 비판하는 모양새지만 ‘적폐청산=정치적 복수’로 규정한 안 대표에게 사실상 직격탄을 날리면서 보수정당과 연대 흐름을 차단하려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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