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인 줄 알고 '꽝'..야생조류 무덤 된 '투명 방음벽'

이용식 기자 2017. 11. 5. 2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투명한 방음벽이나 건물 유리창에 야생조류가 부딪혀 죽는 경우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같은 진귀한 새들도 사고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대책도 없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음벽이 설치된 세종시의 한 고속도로입니다.

이처럼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꿩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 수꿩입니다.

이곳에서는 불과 한 달 동안에 파랑새와 암꿩, 멧비둘기 등 야생조류 10여 마리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대전 외곽도로에서도 충돌사고로 죽은 물까치와 직박구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야생동물 구조센터에는 충돌사고로 다친 새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황조롱이와 솔부엉이 같은 천연기념물도 사고를 피해 가지 못합니다.

[안병덕/재활관리사 : 날개가 부러지거나 심한 뇌진탕으로 오거나 척추손상이 되거나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6년간 전국적으로 각종 충돌사고를 당한 새는 1만 6천 7백20마리, 이 가운데 63.8%가 죽었는데 갈수록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새가 느는 추세입니다.

충돌을 막겠다고 방음벽 5백m 구간에 독수리 스티커 23장을 붙여놨지만 별 효과가 없는 실정입니다.

맹금류 스티커부착은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 시작했는데 법적 구속력이 없다 보니 이마저도 붙이지 않는 방음벽이 부지기수입니다.

환경부는 야생조류 구조 활동 지원에만 신경 쓸 뿐 이렇다 할 충돌 예방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이용식 기자yslee@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