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팀 출신 삼성 AI 개발자, "곧 AI 삼국시대 온다"
이치훈 AI연구팀장(상무) 인터뷰
Q : 요즘 AI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난리다. 대학원에서 머신러닝을 전공하고 ‘시리’ 개발팀을 거쳤으니 몸값이 높을 것 같다. A : "머신러닝의 시대가 올 거라고 내다보고 빨리 공부를 시작한 덕분이다. 바둑 게임을 만들 때부터 ‘사람을 이기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기계가 복잡한 판단을 하려면 결국 머신러닝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분야로 진로를 정했다.”
Q : 최근 한국에서도 이공계 쏠림 현상이 심하다. 문과생들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A : "박사 과정의 교수님이 늘 하던 얘기가 있다.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머신러닝만 배워선 안 된다’는 거였다. 사람의 인지 능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알려면 심리학이나 철학을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머신러닝계 석학인 버클리대 마이클 조던 교수도 출발은 인지과학이었다. AI라는 게 결국 사람은 왜 저런 말을 쓰는지, 자란 환경에 따라 어떻게 성장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Q : 애플 이전에도 야후ㆍ페이팔 등을 거치며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근무했다. 한국과 실리콘밸리 IT 인재의 차이점은. A : 한국 개발자들은 마감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데 미국이나 핀란드 출신 개발자들에 비하면 도전을 두려워하는 편이다. 미국은 워낙 리더십이나 창업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라 젊은이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핀란드는 사회안전망이 잘 돼 있어 청년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더라. 자녀가 여럿인 한 개발자가 고국에 돌아가 스타트업을 한다길래 ‘애들은 어떻게 키우냐’고 했더니 ‘우리는 자녀 교육이 공짜라 걱정할 게 없다’고 하더라.”
Q : 세계 AI 기술은 어디까지 와있나. A : "지금은 춘추전국 시대다. 모든 전자제품·소프트웨어 회사가 각자의 AI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경쟁하고 있다. 조만간 각자의 장점을 중심으로 동맹을 형성하게 될 거다. 삼국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서로 협력하는 것이 좋은 예다."
Q : 많은 한국 대기업들이 AI 시대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A : "AI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혼자 다 개발할 수 없다.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법을 아는 대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기술력을 높이는데, 이 과정이 엄청나게 복잡하다. 정보로 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뽑아내고 고차원적인 지능으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선별을 돕는 유능한 스타트업이 필요하다. 또 우리가 개발한 AI를 일선 고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스타트업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고객에게서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 원천 AI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샘 몰카 피해女 "볼 일 보다 위 쳐다보니 남자손이.."
- 트럭에 집 짓고 해외 출근..무서운 집값이 만든 풍경
- 美日정상 두번째 골프회동..깜짝선물 '커플모자' 자수 보니
- 미 국방부 "북한 핵부지 확실히 알려면 지상군 침공 뿐"
- '대통령 비서실 능가한다' 아베 1강 권력 총리실 대해부
- '용인 일가족 살해' 아내 입국때 보유 거액 조사 결과
- 5~6세 중요부위 물린후..어린이집 男선생 알고보니
- '집단 성관계' 게시판 올렸더니.."추첨할만큼 경쟁"
- 김정은 정권 몰락, 中·인도 무력 충돌..2018년 예언들
- 사흘 전 생일까지 축하..아베, 이방카에 극진 대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