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1 자유학년제 시작..'꿈·끼 발견'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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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재 한 학기로 운영되는 자유학기제를 내년부터 희망학교에 한해 두 학기로 확대하는 자유학년제 운영 계획을 내놨지만 학생들이 꿈과 적성을 찾고 키우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두 학기 동안 중간·기말 고사를 보지 않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충분히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자유학년제의 취지는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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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진로탐색 기회 제공 필요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해야
사교육 횡행 우려도 여전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정부가 현재 한 학기로 운영되는 자유학기제를 내년부터 희망학교에 한해 두 학기로 확대하는 자유학년제 운영 계획을 내놨지만 학생들이 꿈과 적성을 찾고 키우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두 학기 동안 중간·기말 고사를 보지 않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충분히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자유학년제의 취지는 공감을 얻고 있다.
문제는 자유학년제가 양질의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다. 지금도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지역 격차, 진로 프로그램 부실 운영 등 시행착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를 담당했던 지방의 중학교 A교사는 "(학생들이)체험하고 싶어하는 직업분야는 다양한데 진로체험처로 지정된 곳이 대부분 서비스업이고 개인사업장이다 보니 체험 장소를 섭외하기 힘들었다"며 "의사, 검사 등 직업체험을 위해 현장에 방문하기까지 수십번 퇴짜를 맞았다"고 토로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서울의 학부모 B씨는 "현재는 아이의 꿈이 화가여서 미술반에 들어가고 싶어도 지원자가 넘치면 가위바위보로 결정을 하고 가위바위보에서 지면 적성에 맞지 않는 수학풀이반에 들어가는 식"이라며 "아이가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는 있겠지만 정작 꿈은 키울 수 없다. 오히려 수행평가만 늘었다고 불만이다"고 지적했다.
자유학년제 성공의 열쇠를 준 교사들이 자유학기 프로그램 운영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금도 교사들은 교과 수업 외에 자율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짜서 운영하고 진로·체험학습까지 맡으면서 업무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C씨는 "자유학기제나 자유학년제 모두 중학교 교장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되는데 교장들이 운영성과를 내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면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교사와 학부모 등이 투표를 통해 교장을 선출하는 '교장공모제' 시행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 D씨는 "(자유학기는)아이들의 꿈과 적성을 발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지금도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를 문장으로 기재하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고입에 반영되지 않는 학생부까지 하나하나 문장으로 작성해야 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체제에서 중학교 2,3학년 교육과정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자유학기제 기간과 마찬가지로 자유학년제 기간에도 선행학습이 횡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을 보충하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학생들의 공부량만 더 늘어난다면 자유학년제의 취지는 흐려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학교현장에서 자유학기와 자유학년을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농산어촌과 중소도시 학교에 질 높은 체험 프로그램을 우선 배정하고, 행정기관·민간·대학 등과 협력을 강화해 양질의 체험처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유학기나 자유학년을 이용해 학부모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학원 등의 마케팅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교육청 등과 합동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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