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6개월] 文대통령 어록으로 꼽은 '집권 6장면'

조소영 기자 2017. 11.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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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전세살이·첫 시정연설·벙커공개 등

[편집자주] 지난 5월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6개월을 맞는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성과 등을 되짚어 본다.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2017.9.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어느덧 이달로 문재인 정부 출범이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도 벌써 반년이나 됐다는 얘기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이란 시간 속에서 문 대통령의 행보는 어땠을까.

비록 아직 1기 조각은 완성되지 못했고 국회와의 협치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은 화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각계각층과 소통을 시도했고, 타국 수장들과 긴밀히 교류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의 6개월이란 시간 속에는 여러 장면들이 있었다. 4일 문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취임 첫달인 5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달마다 한 장면씩, 문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시간을 되짚어봤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7.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①"청와대 전세살이? 그렇게 하지요."(5월25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살림'을 꾸리면서 실행한 일 중 하나는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투명성 면에서 지적받아온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절감, 이를 일자리 창출 등에 활용하겠다는 거였다. 이와 동시에 문 대통령은 '또 하나의 파격'을 단행했는데, 공식행사를 제외한 사적인 가족식사 및 비품 비용에 대해 예산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청와대 살림꾼'인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5월25일,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가족식사 비용 등을 '사비결제' 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공식적인 명목으로 진행되지 않은 '밥값' 등에 관한 비용이 제해진 채, 문 대통령의 급여가 지급되게 된 것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비서관에게 청와대 경비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지 문의해왔다 한다. 이에 이 비서관은 "(청와대에) 전세를 들어오셨다고 생각하시라"고 했고 그러자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흔쾌히 답했다. 그리고 그렇게 문 대통령의 급여도 결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2017.6.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②"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습니다."(6월12일)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를 찾아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관한 시정연설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이날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두 번째로, 첫 번째는 6월1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관한 시정연설이었다. 취임 33일째가 되던 때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첫 시정연설은 1987년 이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시정연설을 한 사례이자, 추경 시정연설로는 처음으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시정연설에서 이번 추경이 '일자리 창출'에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설명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는 각오"라며 "정부의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박5일간의 방미(訪美)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환한 얼굴로 손인사를 하고 있다.2017.7.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③"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7월2일)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순방 일정으로 6월28일부터 3박5일간 방미(訪美)했었다. 첫 순방이었던 만큼 문 대통령의 행보 하나하나가 눈길을 끌었던 가운데, 가장 이례적이었던 것은 문 대통령이 귀국했을 때였다. 문 대통령은 7월2일 귀국시, 국민에게 '귀국 인사말'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어려운 길이었지만 국민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3박5일은 대한민국 외교공백을 메우는 과정이었으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국민에게 '외교성과의 공(功)'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당초 '귀국 인사말을 하는 게 좋겠다'는 청와대 참모진들의 의견에 부정적이었다 한다. '보여주기식'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 번의 실랑이 끝, 청와대 참모진들이 설득을 포기하려 하자, 문 대통령이 "알겠다"며 나섰다는 후문이다.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출입기자단이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을 둘러보고 있다.(청와대) 2017.8.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④"보는 책들인데 다 소화를 못해가지고…"(8월17일)

8월에는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이었던 8월17일 당시, 언론에 청와대 경내와 대통령 집무실을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른바 '청와대 오픈하우스'로 명명된 이 행사는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진들이 일상업무 중일 때 공개된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특히나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곳은 '문 대통령의 책상'이었다. 업무책상은 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공적인 공간인 한편, 개인이 오랜 시간 머물고 관리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사적인 공간으로도 여겨진다. 이런 문 대통령의 책상에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이 쌓여있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 기자가 "책을 많이 보시나 보다. (책상에) 쌓여있다"고 하자 "예, 보는 책들인데 다 소화를 못해가지고…"라고 아쉬움을 담아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서광(狂)'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7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마친 뒤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청와대) 2017.9.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⑤"벙커 한 번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9월27일)

문 대통령은 6개월간 국회와의 '협치정신'을 되살리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5월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오찬회동, 7월19일 여야 4당 대표와의 오찬회동, 9월27일에는 여야 4당 대표와 만찬회동까지, 총 세 차례 여야 지도부와 만남을 가졌다.

세 번의 만남 모두 각각의 특색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9월 만찬회동 당시에는 더욱 '협치'에 공을 들이는 듯한 모습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이때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했는데, 이는 그달 21일 국회에서 있었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통과에 보탬이 돼준 국민의당을 향해 감사인사를 하는 것으로 읽혔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벙커 공개'는 더욱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후, 여야 4당 대표들에게 "대변인단이 공동발표문을 준비하는 동안 벙커를 한 번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벙커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로, 이곳의 대형 스크린에는 북한과 맞닿아있는 우리 영공, 영해 상황이 실시간 시현된다. 이는 안보에 있어선 '초당적 협력'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하회 별신굿 탈놀이' 공연을 즐긴 뒤 출연진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2017.10.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⑥"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10월6일)

문 대통령은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이어진 10일간의 추석연휴 기간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한편 국민과 스킨십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중에서도 그달 6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지역민들과 소통했던 때가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의 대구·경북(TK)지역 방문은 취임 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TK정서는 현 보수야당과 가깝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아내 김정숙 여사, 여러 관중들과 함께 어우러져 현존하는 가면극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국가무형문화재 69호 '하회 별신굿 탈놀이'를 관람하다가, 무대 한가운데로 나가 공연자들과 함께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이때 하회마을 방명록 등에 새정부 핵심 국정운영 과제인 '적폐청산'과 맞닿아있는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들다)'와 '징비(懲毖·전에 있었던 잘못과 비리를 경계해 삼간다) 정신'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전(全) 분야의 적폐청산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하회마을 방명록에는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라고 적었고, 류성룡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인 병산서원을 방문했을 땐 '서애 류성룡의 징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새기고 만들어야할 정신입니다'라고 썼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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