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명호 영장 기각으로.. 국정원 '사기극' 들통

지호일 이가현 기자 2017. 11. 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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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국가정보원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페이크 사무실'을 차렸던 행태가 뒤늦게 발각된 데는 추명호(54)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의 구속영장 기각이 주요 계기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은 지난달 18일 국정원의 정치 공작과 불법 사찰을 주도한 혐의로 추 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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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유모 간부 "할 말 있다".. 4년 전 댓글 수사팀의 국정원 압수수색 때 사기극 털어놔

2013년 4월 국가정보원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페이크 사무실’을 차렸던 행태가 뒤늦게 발각된 데는 추명호(54)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의 구속영장 기각이 주요 계기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은 지난달 18일 국정원의 정치 공작과 불법 사찰을 주도한 혐의로 추 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배우 문성근·김여진씨 나체 합성사진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한 달 앞서 구속됐던 국정원 간부 유모(현 2급)씨는 억울함을 토로하며 눈물까지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윗선’인 추 전 국장은 빠져나가고 지시를 이행한 자신만 구속된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유씨는 수사검사에게 “할 말이 있다”며 4년 전 댓글 수사팀의 국정원 압수수색 때 벌어진 사기극을 털어놨다고 한다. 심리전단 소속이던 유씨도 ‘작업’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직원들을 상대로 2013년 수사·재판에서 위증을 한 경위와 배경을 캐묻던 검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곧바로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수감된 유씨를 3∼4차례 이 사안의 참고인으로 불러 구체적 진술을 청취했고, 국정원 측으로부터 ‘압수수색 대응 보고서’ 등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틀 전인 2013년 4월 28일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에서 대응책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튿날 위장 사무실 ‘세팅’ 등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 감찰실장이던 장호중(50)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등 검사 3명이 압수수색 방해뿐 아니라 이후 재판 때 국정원 직원들에게 허위 증언을 시키는 과정에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2일 장 검사장과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 법률보좌관실에 파견됐던 이제영(43) 대전고검 검사 등 3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간부 3명에 대한 동시 구속영장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서천호(56) 전 국정원 2차장과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에게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들은 모두 현안 TF 소속으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위증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했다. 먼저 구속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를 포함하면 TF 멤버 7명이 구속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 정보기관이 벌인 심각한 사법방해 행태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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